(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알뜰통신사 번호이동 질문입니다"

매일 오전 9시.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혁신총괄 부행장(CDIO)이 스마트기기를 켜고 '리브(Liiv) 똑똑' 채팅방을 들어가는 시간이다.

이 시간마다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은 전날 고객이 온라인에 남긴 국민은행에 대한 모든 평가를 모아서 리포트로 보여준다.

KB스타뱅킹과 리브 등 앱 스토어에 남겨진 평점과 리뷰뿐 아니다. 디시인사이드, 클리앙, 뽐뿌, 네이버 카페 등 인기 커뮤니티 글도 국민은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모두 보여준다. 이날은 국민은행 알뜰폰 사업 '리브엠'과 관련된 질문이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부행장이 매일 고객의 소리를 챙겨보니 직원들도 더욱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고객의 쓴소리에는 각 앱 담당자들이 사과와 함께 해결방법을 알려주는 '답글'을 남기며 쌍방향 소통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에는 고객으로부터 앱이 자꾸 꺼진다는 문제가 제시됐다. V3 보안프로그램이 충돌해서 생기는 문제다. 즉각 정보기술(IT) 부서에 해당 문제를 알려 해결했다.

한 부행장이 요즘 주력하는 프로젝트는 'KB모바일인증서'다.

'앱이 너무 많다'는 고객의 소리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히고자 앱을 다양하게 만든 것이 불만 사항으로 떠올랐다. 한 부행장은 앱을 넘나드는 편의성이 개선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었다.

기존에는 각 앱에 들어갈 때마다 인증과정을 거쳐야 했다면, KB모바일인증서를 한번 연결하면 스타뱅킹뿐 아니라 KB손해보험 앱도 바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SW)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에도 모바일인증서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해, 보안 수준을 높이는 데 힘썼다.

영업점 경영실적평가(KPI)에 앱 영업 항목도 제외했다. 앱이 많다는 문제는 고객이 필요하지 않는데도 창구직원이 권유해서 깔면서 생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부행장은 "네이버와 카카오도 앱은 많이 있지만, 고객이 다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많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앱 숫자는 많은데 고객들이 마음으로 느끼는 심리적인 숫자는 많지 않도록 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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