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대책 '백가쟁명' 시나리오…최종 카드 뭘까
주택 공급대책 '백가쟁명' 시나리오…최종 카드 뭘까
  • 이효지 기자
  • 승인 2020.07.2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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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가 7·10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 대책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백가쟁명식 시나리오만 난무할 뿐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팀장으로 하는 '주택공급 확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구체적인 공급 방안 마련에 착수했지만, 이달 안에 대책이 나올지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7·10 대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각종 대책 시나리오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적지 않아 시장의 목소리에 합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크다.



◇ 그린벨트 해제에서 '신중론'으로 선회

정부가 검토하는 공급 대책 방안의 하나로 떠올랐던 중심축 가운데 하나는 서울 지역의 그린벨트 해제 카드였다.

서울 안에서 새롭게 대규모로 공급을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주장으로 제시되는 것이 그린벨트 해제여서 관심을 끌었다.

홍남기 부총리가 치고 나간 것을 청와대가 받고,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따라가는 방향으로 큰 틀이 잡히는 듯 했지만 지난 19일 기점으로 다시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한 TV 프로그램 출연해 "그린벨트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청와대도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원점 재검토로 돌아선 모양새다.

그린벨트 해제가 불필요하다는 응답이 60.4%로 필요하다는 응답(26.5%)을 크게 웃도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도 정부의 입지를 좁힌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유력 정치인들조차도 그린벨트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도 정부의 입장 선회 배경으로 꼽힌다.

물론 그린벨트 해제가 현 시점에서 타당한 공급 대책이냐는 의구심도 있다.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등이 그린벨트 해제 가능 지역으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토지보상 문제와 교통문제 해결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무엇보다 환경문제와의 충돌 문제 해결에 상당한 진통이 초래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 등을 고려해 전날 저녁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그린벨트 해제 검토 문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도심 용적률 완화

도심 고밀도 개발 활성화와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은 정부가 7·10 대책에서 언급한 방안 중 하나다.

서울 등 역세권(역 반경 250m)에서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의 용적률을 600~1천%까지 높여줘 공급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방안이다.

현재 서울 내 일반 주거지역 용적률이 최대 250%이므로 2배 이상 높아지는 것이다.

서울 내 아파트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35층 룰' 또한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공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된다.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사수하는 대신 35층 룰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지사도 그린벨트 대신 도심 재개발이나 용적률 상향 조정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현재 평균 180%로 판교 신도시보다 낮은 3기 신도시 용적률도 상향될 여지가 있다.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시 신도시로 선정된 5곳의 용적률은 200% 밑인데 이를 완화하면 추가로 40% 이상 높일 여지가 생긴다.

용적률 상향 조정만으로도 공급 가구수를 최대 5만 가구 이상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신도시 조성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입주까지의 시차가 있어, 당장의 수요를 분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도심 고밀도 개발 과정에서 용적률을 높이고, 3기 신도시로도 확대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만 생각하면 동 간격이 넓어지고 녹지가 더 확보되는 등 용적률이 높아지면 더 쾌적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軍 골프장·유휴 부지 활용 가능성

국토부가 공급 추가 확보 방안으로 거론하는 것 중 하나는 도시 주변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신규 택지를 최대한 추가로 발굴하는 것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부대 유휴부지가 주택부지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가 관할하는 군사보호구역과 수도방위사령부 예하의 군이 보유한 유휴 부지 등을 신규 주택 부지로 전용하는 방안이다.

이런 가운데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 태릉선수촌을 아우르는 태릉 부지가 신규 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군이 관리하는 각종 골프장도 활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그린벨트 훼손 없이 골프장 1곳당 최대 2만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면서 성남 골프장과 88CC, 뉴서울CC, 태릉골프장 등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 서울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가능성은

주택시장에서는 서울 내 공급을 대폭 늘리기 위해서는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 안에서는 이 방안에 매우 부정적이다. 사실상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카드인 셈이다.

주택 공급 TF 실무기획단 첫 회의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절대 반대하는 서울시가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해 언급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실현될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되레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깨뜨리고, 이주 수요에 따른 전셋값 급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무엇보다 서울 내 분양가가 이미 높은 수준이어서 재건축으로 주택이 공급되더라도 실수요자에게 유의미한 공급 방안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 특별공급 늘리고 공공재개발 추진

국토부는 지난 10일 3040세대의 주택 청약 기회를 넓히고자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을 민간분양까지 늘리기로 밝힌 바 있다.

정부 여당은 최근 당정협의 등에서 생애최초 특공 추가 공급을 연 2만가구 수준으로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 재개발은 공공기관이 사업 시행에 참여해 도시규제를 완화해 주고 사업 속도를 높이는 대신 청년층을 위한 공공임대를 확충하는 방식인데, 이를 재건축에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조합원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다 보니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hjlee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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