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민주당이 대선 싹쓸이한다면…' 가정 시작한 월가
<뉴욕은 지금> '민주당이 대선 싹쓸이한다면…' 가정 시작한 월가
  • 곽세연 기자
  • 승인 2020.07.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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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펀드매니저들이 올해 금융시장 위험 요인으로 많이 언급한 것 중 하나는 2020년 미국 대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관심도는 좀 떨어졌지만, 대선 결과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흔들 수 있는 여전히 가장 큰 변수고, 큰 관심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매달 실시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 조사 결과 11월 미국의 정치 이벤트가 시장에 가장 큰 꼬리 위험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5%였다.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2%의 펀드매니저가 코로나19의 2차 파동을 꼽은 것을 제외하면 팬데믹 외최고 이슈다.

아직은 시간이 좀 남아 있는 만큼 관망세가 강하다. 펀드매니저 34%는 11월 투표까지 운용에 있어 어떤 조치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펀드매니저 31%는 위험 비중을 줄일 계획이고, 15%는 변동성을 매수하고 13%는 미국 달러는 매도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초접전, 역전 등으로 요약된다.

△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가 이젠 경합주가 됐다는 CBS 방송과 유고브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6개 경합 주에서 계속 밀리는 것은 물론 확대된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는 CNBC 방송과 체인지 리서치 △ 트럼프보다 바이든의 코로나19 대응을 더욱 지지한다는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 트럼프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였던 경제 분야에서도 바이든에게 뒤지며 한 달 만에 여론이 역전됐다는 퀴니피액 등 이번 달에 나온 여론조사만도 셀 수 없다.

월가에서는 최근 여론 조사 자료가 민주당의 상·하원, 그리고 백악관 압승(clean sweep)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지지율 하락에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를 다잡으면서도 "나는 지지 않고 있다. 그것들은 가짜 여론조사"라고 평가절하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에 의구심은 있다. 2016년 대선에서도 클린턴 힐러리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반대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의 재선이냐, 바이든의 탈환이냐를 두고 월가의 셈법은 분주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월가가 '민주당이 대승한다면…'이라는 가정법을 시작해 눈길을 끈다.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에서 더 나아간 이 '싹쓸이' 시나리오는 기존에는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이었다. 확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시나리오여서 헤드라인으로 오른 적도 없었다.

BoA는 올해 대선에서 민주당이 큰 승리를 거둘 경우 코로나19 등 여러 정책에서 통합할 수 있어 미 증시가 랠리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BoA의 미첼 마이어 이사는 "만약 놀랍게도 민주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하게 된다면 깜짝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고, 공화당이나 민주당 등 특정 정책의 장단점을 배제하고 통합된 정부가 나오면 랠리를 도울 수 있다는 논리다.

BoA는 코로나19 통제가 이번 선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이어 이사는 "투자자들은 이 질병에 더 효과적으로 싸우고 경제를 지킬 수 있는 후보를 응원할 것"이라며 "코로나19 검사, 경로 추적과 관련해 연방정부 협력을 강화하는 바이든의 계획이 지역 당국의 판단을 계속 무시하는 트럼프의 계획보다 더 경제 피해, 바이러스 제어를 잘 대표하는데, 바이든의 계획이 경제에 더 이득이 되는 것으로 증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이든 당선 시 가장 우려됐던 증세와 관련해서도 마이어 이사는 "이미 미국 경제가 큰 스트레스를 받는 가운데 세금을 올리는 것은 위험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코로나19 관련 부양책이 민주당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CA 리서치의 지정학적 전략·미국 주식 전략 서비스도 "민주당의 압승 시 선거 후 12개월 동안 주식시장이 끝도 없이 상승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환 트레이더들도 분주해졌다. 통상 선거 기간 달러의 흐름은 좋았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12번의 선거 가운데 2번만 내렸다. 그중 2012년의 하락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모건스탠리는 "관건은 누가 이기냐가 아니라 워싱턴이 정체 상태에 빠지느냐 아니냐"라고 주장했다.

모건스탠리는 민주당이 하원과 상원, 백악관을 싹쓸이하는 '파란 물결'이 일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먼저 분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다소 설득력을 잃었지만, 공화당이 전체를 장악할 경우에도 달러는 강해진다고 모건스탠리는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가 승리하지만, 하원과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면 달러는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SEB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10번의 선거 중 9번은 선거 이후 100거래일 동안 달러가 올랐다. 민주당은 4%의 랠리를 낳았고, 공화당 승리는 2%의 상승으로 돌아왔다.

월가의 이런 전망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팬데믹 상황에서 엄청난 재정과 통화 완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여건이 달라 역사적 패턴이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이례적인 배경에서 치러지게 됐고, 시장 참여자들이 놀고 있는 물은 평소보다 더 탁하다.

UBS는 트럼프의 재정 부양과 보호주의 정책이 달러를 지지해왔기 때문에 민주당이 압승하면 달러가 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된다고 해서 중국에 대해 더 관대한 접근법을 보일 것 같지 않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 재정 정책 역시 팬더믹이라는 상황상 민주당이어서 크게 변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이나 달러 등 금융시장에 대해 다른 대통령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주가는 최고의 치적이며 지금도 지지율 방어 용도로 쓰이고 있다. 통상 '달러 강세=강한 미국'으로 봤던 기존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약 달러를 자주 강조해왔다.

싹쓸이, 파란 물결 등 월가의 미묘한 시각 변화 속 금융시장에서 11월 대선 모드는 이미 시작됐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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