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수용 기자 = 최근 대신증권의 회사채 발행과정에서 수요예측이 전액 미매각을 기록한 데에 자회사의 부동산 리스크가 트리거가 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가 법인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면서 자회사의 세금 부담이 가중됐고, 이에 대한 수익자의 우려가 흥행 참패를 불렀다는 설명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이날 3년 만기 1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다만, 지난 15일 진행된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관 참여가 전혀 없었다.

이에 발행금리는 전일 민간채권평가회사 기준 'AA-' 등급 3년물 금리(1.477%)에서 금리밴드 상단인 0.60%포인트를 더한 2.077%로 정해졌다.

사실상 동일 만기 'A0' 등급 회사채 금리 수준인 2.025%에 근접한 레벨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회사채 수요예측 미달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관련 이슈에 더해 자회사의 부동산 보유세 리스크가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회사채 발행시장 내 'AA-' 등급이라는 양호한 신용등급 여건에도 수요 예측에서 전량 미달이 발생한 데는 증권사 발행물에 대한 수요 부진에 더해 개별적인 기업 이슈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의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는 종속회사로 디에스한남을 두고 있다.

디에스한남은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한남동 건물을 매입해 나인원 한남이란 주택 개발사업을 시행했다.

디에스한남은 나인원 한남을 임차인에 4년간의 의무임대를 한 후 오는 2024년부터 분양으로 전환할 예정으로 의무임대 기간 부동산세를 디에스한남이 납부한다.

이 와중에 지난 10일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본격적으로 악화했다.

정부가 다주택 보유 법인에 대해 종합부동산세를 종전 3.2%에서 6.0%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나인원한남의 공시가격은 약 1조3천억원으로 연간 10% 상승률을 가정하면 내년부터 3년간 약 1천500억원 세부담이 늘어난다.

디에스한남은 전년도 4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대신에프앤아이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 112억원이다.

이러한 자회사 리스크는 라임 사태로 증권사 발행물에 대한 선호가 적은 상황에서 수요를 위축시켰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대신증권의 경우 자회사인 대신에프앤아이 때문에 수요가 하나도 안 들어왔다"며 "정부 부동산 정책의 최대 피해자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나인원한남 분양가 조율 실패로 임대를 내주면서 법인에 세금 부담이 커졌다"며 "가만히 앉아 손해가 불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 관계자는 "대신증권 수요예측 미매각은 의외였다"며 "두산 그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회사 이슈가 불거지면 실적 문제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AA'급 우량한 회사채 발행도 종목 간 차별화가 존재한다는 해석도 뒤따랐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대신증권) 발행 금리가 민평 기준으로 'A0'보다 높은 편이다"며 "증권사 발행물은 회사채 중에서 기피 종목이다. 만기가 긴 3년물 쪽으로는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크레딧물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A'급 회사채 발행 스프레드가 많이 개선됐지만, 개별 기업 이슈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발행 내역을 보면 모 아니면 도 식의 차별화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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