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銀, 2Q KB에 1천500억 뒤져…하나와 불과 68억 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지주가 가까스로 리딩금융 타이틀을 지켜냈지만,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해달라는 금융당국의 지침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경쟁사인 KB국민은행과의 분기 기준 경상이익이 1천500억원 가까이 차이 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징후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은 5천142억원으로 국민은행(6천604억원)보다 1천462억원이나 뒤졌다. 무엇보다 업계 순위 3위인 하나은행(5천74억원)과 차이는 68억원에 불과했다.

신한금융투자를 제외한 신한금융의 비은행 자회사는 지난 2분기에 전년 대비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신한생명(111.5%)과 오렌지라이프(97.3%)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안팎으로 당기순이익이 늘었고, 신한BNP자산운용(67.5%)과 신한캐피탈(66.7%)도 7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시현했다. 신한카드(18.1%)도 당기순이익 1천760억원을 거두며 그룹 내 두 번째 입지를 공고히 했다.

라임 펀드와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불완전판매 사태로 2천억원 넘는 손실을 처리한 신한금융투자는 적자가 예고됐지만, 트레이딩 부문에서 이익을 거둠으로써 104억원의 흑자를 내며 선방했다.

비은행 자회사들은 신한금융에서 차지하는 손익 기여도를 38.4%(상반기 누적 기준)까지 올렸다. 당연한 일이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은행에 의존하는 그룹의 체질을 바꾸고자 비은행사업 부문을 끊임없이 강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의 이익 기여도가 줄었다고 해서 절대적인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다른 얘기다.

KB금융이 지난 1분기 2천29억원에 달했던 신한금융과의 당기순이익 차이를 상반기 기준으로 942억원까지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은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 신한은행(6천265억원)보다 402억원 적은 5천8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에는 모든 손익 부문에서 절대적인 규모와 성장률 모두 신한은행을 앞질렀다.

국민은행의 2분기 총 영업이익은 2조312억원으로 신한은행(1조7천409억원)보다 2천903억원이나 많았다. 전 분기 대비 국민은행은 13.1% 급증했고, 신한은행은 3.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상 2분기에 환입해온 기업 충당금이 올해도 반영됐지만, 코로나19를 이유로 국민은행이 쌓은 1천590억원의 충당금을 고려하면 일회성 요인만으로 이익을 냈다고 보긴 어렵다.

신한은행도 1천508억원의 코로나19 충당금을 쌓았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1천80억원 넘게 반영됐다. 다만, 코로나19 충당금을 포함한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신한은행이 2천804억원으로 국민은행(1천394억원)보다 1천410억원이나 많았다.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은 미래의 대출 부실에 대비해 쌓은 금액이다.

6월 말 기준으로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0.30%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0.21%로 9bp 차이 난다. 고정이하여신비율(NPL 비율)도 신한은행은 0.43%지만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0.33%와 0.35%로 낮다.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이 큰 차이를 내면서 국민은행의 영업이익은 9천37억원으로 분기비 8.5%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6천926억원으로 16.3% 감소했다.

지난 2분기 시중은행이 처한 상황은 비슷했다. 75bp 인하된 기준금리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박에도 대출자산이 늘며 이자 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 시장이 반등하자 유가증권 평가이익은 늘었다. 은행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회계기준에 따른 충당금 적립 요건도 비슷했다.

같은 환경에서 신한은행은 주춤했지만,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그룹의 실적을 견인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은행 내부에선 각종 사모펀드 이슈에 노출된 이후 고객과의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경영 방침이 은행의 속도 조절 배경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 1분기 성과분석회의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저조한 실적의 명분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인수합병으로 분기 당기순이익 1조원을 낼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둔 신한금융의 노력이 핵심 자회사의 부진으로 빛이 바랜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속도의 조절일 뿐 성과의 질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며 "숫자가 보여주는 결과보단 과정을 중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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