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수십 년 만의 최악으로 치닫고 있지만 무역 부문은 오히려 이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놓고 충돌하는 데다 서로 스파이 행위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한 것에 이어 중국이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통보하면서 국교단절 직전의 조치까지 나왔다.

과거에 양국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거나 미국에 중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징벌 조치를 위협해왔다.

그러나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1단계 무역합의를 무산시키겠다는 위협은 어느 쪽도 내놓지 않고 있다.

미·중 관계의 가장 논쟁적인 부분이었던 무역이 이제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나 중국 지도부 모두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하기 위해 시간과 정치적 자본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면서 외교적인 이유보다는 정치적 이유가 더 크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합의를 통해 중국에서 외국 기업들이 사업하는 데 따른 장벽이 제거됐으며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도 강화됐다.

중국은 또 내년 말까지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2천억달러어치 더 사들이기로 했다.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핵심적인 조처이다.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무역합의를 깨트리는 것이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필스버리 중국 전문가는 "아이러니하게도 무역은 협력이나 안정성을 보여주는 분야가 됐다"고 말했다.

매체는 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타결한 것이 일정 정도 미국이 다른 부문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길을 터줬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가 무역합의 타결을 위해 그동안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인권 문제나 홍콩 문제, 화웨이나 ZTE와 같은 중국 IT 기업이 제기하는 안보위협이나 제재 위반 등의 문제는 한쪽으로 치워둔 상태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역분야에서 더는 갈등 요소가 생기지 않으면서 외교와 안보, 기술 등 해결하기 더 어려운 쪽으로 긴장이 확산했다고 매체는 말했다.

베이징 싱크탱크인 중국과세계화센터의 허웨이원 선임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보면 무역은 내가 보기에 더 안정적이고 조용하다"면서도 앞으로의 상황은 여러가지 이유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무역 관계에 대해 상당히 우려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정치적 여건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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