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SPV 출범에도 사모채 찍는 기업들…"금리 메리트 없어"
회사채 SPV 출범에도 사모채 찍는 기업들…"금리 메리트 없어"
  • 이민재 기자
  • 승인 2020.08.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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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지난달 저신용 회사채ㆍCP(기업어음) 매입 기구(SPV) 출범에도 기업들이 꾸준히 사모 회사채시장을 찾는 등 유동성 지원 기구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크지 않은 모습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04)에 따르면 지난달 발행된 사모채(일반) 규모는 1조4천2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1조5천794억원 발행 이후 약 11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순발행 기준으로는 1조122억원으로 지난 2018년 2월 1조6천776억원 이후 약 2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SPV가 본격 출범한 지난달 24일 이후 현재까지 발행된 사모채만 해도 7천492억원에 이른다.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역대 가장 많은 크레디트 채권이 발행되는 등 자금 소요가 대거 몰렸다.

그러나 회사채시장 경색으로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우량하지 못한 기업들은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미매각되는 등 자금 조달에 애를 먹었다.

지난달 들어서야 SPV 설립이 속도를 냈지만 일각에서는 늑장 출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출범 전부터 크레디트 채권시장에서는 SPV가 다소 높은 수준의 가산금리를 붙여서 회사채를 매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SPV는 미매각 회사채에 대해 희망금리밴드 상단에 최대 100bp의 수수료를 적용해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6일 수요예측서 미매각된 현대산업개발('A+') 회사채는 5년물 상단을 120bp로 제시했는데, SPV 지원을 가정해 보면 최대 수수료만 220bp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SPV의 지원을 받을 때보다 이자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고 공모채와 달리 증권신고서 제출이나 수요예측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사모채시장으로 기업들이 발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0일 'AA'의 우량 신용등급에도 500억원 사모채를 찍었다. 사모채 기준 만기가 다소 긴 5년과 10년 등 중ㆍ장기물로 트랜치를 구성했다.

5년물 금리는 연 2.203%였는데 롯데쇼핑이 앞서 지난 4월 발행한 3년물 공모채 금리 연 2.331%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SPV 출범 후에도 기업들은 사모채시장 문을 두드렸다.

SK건설('A-')은 지난달 29일 500억원(3년만기)을 사모채로 조달했다.

발행금리는 연 3.8%였고, 이는 한 달 전인 6월 발행한 3년물 공모채 발행금리와 같은 수준이었다.

무림페이퍼('A-')는 올 6월에 이어 지난달 연이어 총 600억원의 사모채를 발행했고, 2년 만에 회사채시장을 찾은 GS글로벌('A-')도 지난달 30일 200억원의 사모채를 찍었다.

SPV 출범 직전 수요예측서 미매각된 한진('BBB+')과 AJ네트웍스('BBB+') 등 회사채는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미매각 물량 일부를 떠맡기로 했고, SPV 활동은 아직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SPV가 지난달 출범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지원은 이뤄지지 않아 지지부진한 모습"이라며 "시장금리보다 낮지 않은 선에서 매입하겠다고 했지만 높은 수준이라면 기업들에는 부담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미매각된 입장이라면 시장 수요가 없다는 것이니 금리를 더 주고서라도 발행할 필요를 느낄 수 있다"며 "SPV가 실제로 가산 수수료를 얼마나 적용할지 혹은 못 받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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