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두 주 연속 큰 폭 줄어든 데 힘입어 상승했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9달러(1.2%) 상승한 42.1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5개월 이내 최고치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원유 재고와 부양책 협상 상황,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737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전 주에 1천만 배럴 이상 급감했던 데 이어 두 주 연속 재고가 큰 폭 줄었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인 18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앞서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가 집계한 지난주 원유 재고도 86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재고의 급감으로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43.52달러까지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최근 달러 약세 현상도 지속해서 유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미국 등의 경제 지표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민간부문 고용은 16만7천 명 증가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0만 명 증가에 한참 못 미쳤다.

지난 6월 수치가 당초 236만9천 명 증가에서 431만4천 명 증가로 큰 폭 상향 조정되긴 했지만, 7월 상황이 악화한 것에 대한 우려가 부상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요일에 발표될 노동부의 공식 고용지표가 '빅 넘버'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부진했던 민감 고용 지표에 대한 반응은 제한됐다.

다른 주요 지표는 대체로 양호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57.1에서 58.1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약 16개월 만에 최고치다.

7월 PMI는 전문가 예상치 55.0보다도 대폭 양호했다.

유로존의 6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5.7%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1.3%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 6.6% 증가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소비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인 지난 2월 수준을 회복한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미국의 부양책 협상과 관련해서도 기대가 부상했다.

미 정부·여당과 민주당이 여전히 실업급여 지원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지만, 일부 사안에 대한 양보가 이뤄지는 등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이번 주에 합의안을 도출하고, 다음 주에는 이를 의회에서 가결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이 서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등 협상 과정의 긴장은 여전한 상황이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축소 여파 등에 대한 경계감도 여전한 만큼 유가는 장 후반에는 상승 폭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의 상승세가 강하지는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원자재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약한 수요 공포가 현재는 뒤로 물러났지만, 원유 시장 참가자들과 유가 흐름에서 나타나는 낙관론이 과도하다고 본다"면서 "OPEC의 성급한 생산 확대와 수요가 여전히 약하다는 사실은 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에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4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