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겁나게 오르는 자산가격
[데스크 칼럼] 겁나게 오르는 자산가격
  • 황병극 기자
  • 승인 2020.08.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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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자산가격의 상승세가 무서울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실물경제가 곤두박질하는 상황에서도 소위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가리지 않고 주가와 금값, 아파트값 등 자산가격의 상승세가 일제히 역대급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31.89포인트(1.40%) 오른 2,311.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 종가는 연고점을 새로 쓴 것은 물론 지난 2018년 10월 1일의 2,338.88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1,439.43까지 떨어진 뒤 4개월여만에 60%나 치솟았다.

주식과 함께 대표적인 자산인 주택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울 집값은 하루에도 억단위로 호가가 오르는 요지경을 연출하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이른바 부동산 정국이 전개되는 상황에서도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는 한국감정원 통계로도 지난 7월에만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보다 1.12%나 올랐다. 올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수도권 아파트값 강세로 7월 전국 아파트값도 전월보다 0.89% 상승해 지난 2011년 4월에 기록한 1.46%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무이자 자산인 금값은 5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온스당 1.4% 오른 2,049.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0.52%) 상승한 10,998.40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 또한 사상 최고치다.

이처럼 자산시장이 용광로처럼 펄펄 끓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딴판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역대 최저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비 마이너스(-) 3.3%, 전년동기비 -2.9%를 기록했다. 특히, 전기비 -3.3% 성장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 이후 무려 22년 3개월 만에 최저다. 또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으로 -32.9%를 기록하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47년 이후 최악을 나타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은행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기준금리를 낮추며 유동성을 공급한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정작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자산시장으로만 몰리고 있다.

각종 자산가격이 치솟으면서 최근엔 가격 상승이 다시 상승을 부르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는 공포심리, 즉 가격 상승국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가 매수를 촉발하는 현상이 만연한 실정이다.

문제는 실물경제와 부합되지 않게 자산가격이 치솟고 부채가 급증할 경우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뿐 아니라 중장기 성장경로를 제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최근 국내에서 집값이 치솟고 주가가 상승하자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무려 8조1천억원 증가했다. 6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특히, 국제금융협회(IIF)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1분기 기준으로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97.9%로, 조사대상 39개국 중에서 가장 높았다. 가계부채 증가속도에서도 3위였다. GDP가 뒷걸음질하는 상황에서 부채만 늘면서 실물과 금융의 괴리현상만 심해지는 셈이다.

장마가 길어지면서 전국이 물난리로 신음하고 있다. 잇단 폭우로 수십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오랜 장마와 과도한 강수량 때문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강수량으로 물난리를 겪는 것처럼, 자산시장의 넘치는 유동성이 또 다른 재앙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도 고민해야 할 때다. (정책금융부장 황병극)

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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