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DGB금융지주가 2%대 일반사채를 더 높은 금리의 영구채로 상환하기로 했다. 조달·이자 비용보다 자본비율관리를 중요하게 판단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3분기에 1천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1천억원 규모의 'DGB금융지주회사채 7-1회' 만기 차환을 위해서다.

과거 4%대에서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가 2~3%대로 내려가면서, 금융지주사들도 보다 낮은 금리에 상환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BNK금융지주는 연 4.48%로 발행했던 신종자본증권을 지난달 연 3.38% 금리로 상환했다. 하나금융도 지난 5월에 연 3.95% 금리의 신종자본증권을 연 3.20%로 조기 상환했다.

하지만 DGB금융의 상환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가 내려가긴 했지만, DGB금융이 영구채 발행을 통해 상환하려는 무보증사채 이자율인 2.29%에 비해선 훨씬 높은 편이다.

DGB금융이 이자율 부담을 감수한 대표적인 이유는 자회사 출자 등 자본운용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DGB금융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계열사 자금 수요가 지속하고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은행 자회사의 재무 리스크 증가하면서 지원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윤희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DGB캐피탈과 DGB생명보험은 시장 지위가 미흡해 영업기반 확대를 위한 지원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이투자증권도 우발채무 관련 리스크를 고려하면 지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GB금융은 내부적으로 자본적정성 비율이 다른 지방금융지주들과 비교했을 때 충분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인정돼 흔히 자본 비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DGB금융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BIS비율이 12.13%로 지방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낮다. JB금융은 13.76%, BNK금융은 12.95%이다. BIS비율 값이 낮을수록 부실채권을 대비할 자기자본이 적다는 의미다.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에 대한 출자총액을 뜻하는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가장 높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기준인 130%를 초과할 경우 경영실태평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값이 클수록 자회사 출자여력이 줄어들게 된다. DGB금융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22.38%로 JB금융 113.57%와 BNK금융 117.51%보다 높은 편이다.

다른 지방금융지주와 비교했을 때 지금까지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규모가 크지 않은 점도 결정 요인 중 하나다.

영구채는 돈을 빌리는 방법으로 부채와 성격이 비슷한데도 BIS비율 산정 때 자본으로 분류된다. 실질적인 재무상태가 개선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이 변경되면 부채로 다시 편입돼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DGB금융은 이를 우려할 정도로 많은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지는 않았다.

DGB금융이 지금까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2천490억원 정도다. JB금융 4천3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BNK금융은 최근 2천억원을 추가로 발행해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총 1조가량에 달한다.

김영석 DGB금융 그룹재무총괄 상무(CFO)는 "신종자본증권은 회사채와 비교했을 때 지급이자율이 다소 높지만, 세후효과 등을 고려하면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 BIS비율과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개선돼 자회사 출자 여력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어 자본적정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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