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국내 증권사가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증가로 예치했던 자금 대부분을 회수했지만, 일부를 여전히 외화예금 등 달러로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6월 경상수지'에 따르면 금융계정 중 기타투자 자산은 59억7천만 달러 감소했다. 5월 112억5천만 달러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증권사의 ELS 관련 마진콜이 발생했다. 마진콜을 메우는 과정에서 해외 예치금이 늘어났고, 3월 경상수지 중 기타투자 자산은 169억8천만 달러 급증했었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등으로 주요 주가지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마진콜을 메우기 위해 투입했던 자금이 회수됐다. 5월과 6월 기타투자 자산은 172억2천만 달러 감소하면서 사실상 3월에 해외 예치금으로 넣었던 부분을 모두 되돌려받았다.

증권사는 증거금 회수 이후 달러를 모두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일부를 달러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거주자외화예금은 845억3천만 달러로 동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2012년 6월 이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중 기업 예금은 671억3천만 달러로 전체의 80%에 육박한다. 한은에 따르면 증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달러 예금은 기업으로 분류된다.

금융시장은 증권사가 3월 마진콜 사태 이후 예비적 달러를 보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데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이 달러 보유로 연결됐다고 해석했다.

또, 금융당국의 ELS 자체 헤지 규모의 일정 수준을 외화 유동자산으로 보유하는 내용을 담은 ELS 건전화 방안 등도 증권사의 달러 수요를 늘리는 유인이라고 풀이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월 ELS 사태 이후 이전보다 달러를 여유 있게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ELS 규제도 결국 일정 부분 달러를 보유해야 하는 부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해외 증거금 회수 이후에도 환전 대신 달러를 선택한 건 그만큼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언제 또 유사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다"며 "당분간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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