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기술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반도체 조달이 조만간 중단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화웨이의 대안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화웨이가 최첨단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가 앞으로 2년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의 닐 마우스턴 디렉터는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부의 반도체 확보에 선택지가 바닥나고 있다며 올해는 생존하더라도 앞으로 2년간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의 공급업체들이 미국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미국의 기술을 이용하는 해외 업체들은 화웨이에 반도체를 제공하려면 9월 15일부터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한 행사에서 올가을 출시되는 메이트40이 화웨이의 고성능 반도체 '기린 9000'을 탑재한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화웨이는 9월 15일부터는 기린 9000 칩 생산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대만 TSMC가 제조해온 것으로 앞서 TSMC는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제재로 TSMC와 화웨이의 거래가 끊기게 되는 셈이다.

마우스턴 디렉터는 화웨이에는 다른 몇 가지 옵션이 있다며 '기린 9000'을 중국 최대 반도체업체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에서 공급받거나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유니SOC(Unisoc)나 대만의 미디어텍, 혹은 한국에 아웃소싱을 주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모두 상당한 걸림돌에 직면할 것이라며 일례로 SMIC는 미국의 장비를 사용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없고, 기린 9000기술의 상당 부분은 TSMC에 의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화웨이의 기린칩은 7㎚의 최첨단 칩으로 이를 SMIC가 도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중국의 유니SOC는 화웨이가 원하는 최첨단 반도체 칩을 생산하지 않아 화웨이의 수요를 맞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마우스턴의 설명이다.

한국의 삼성은 자체 칩을 개발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경쟁사인 데다 정치적으로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라 삼성이 화웨이와 거래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퀄컴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팔기 위해 미국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대선이 11월로 예정된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경 대응이 조만간 누그러질 것 같지 않다고 마우스턴은 설명했다.

마우스턴은 단기적으로 가장 실효성 있는 선택지로는 대만의 미디어텍이 있다며 다만 이 회사 역시 일부 제품에 TSMC의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은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작년 소비자사업부(스마트폰·노트북) 매출은 4천673억위안(669억3천만달러)로 집계돼 화웨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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