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광풍] 저금리에 유동성 홍수…'마통' 찾는 개미
[유동성 광풍] 저금리에 유동성 홍수…'마통' 찾는 개미
  • 정지서 기자
  • 승인 2020.08.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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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여수신 들썩…"생계형대출보다 주식투자용 대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한 달만 굴릴 상품 없을까요"

지난 5월 말 A은행 강남지역 한 금융센터, 한 달 새 백억원대의 수시입출식 자금이 요동쳤다.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를 앞둔 대기성 자금이었다.

은행권 상황은 모두 비슷했다. 고액 자산가도, 일반 영업점을 찾은 직장인도 적금보다는 수시입출식 예금을 찾았다. 마이너스통장을 열어 신용대출을 마련하는 이들도 늘었다. 시장에선 이들을 '동학 개미'라고 불렀다.

◇ 상장 일정 따라 은행 여·수신 요동…'대기성 자금 넘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은 지난 7월 말 596조1천93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612조7천911억원)보다 17조원의 자금이 줄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였다.
 

 

 

 

 

 

 


연초 이후 이들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1월 518조원에 불과했지만, 상반기를 결산하는 시점에는 613조원에 육박하며 100조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일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IPO 최대어로 손꼽힌 SK바이오팜이 상장하자 자금은 썰물처럼 빠졌다.

반면 개인 신용대출은 늘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110조원 안팎을 유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7월 말 기준 이들의 개인신용대출은 120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이후 늘어난 신용대출이 모두 주식시장으로 흘러갔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하지만 정책자금 성격의 대출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생계형 대출보다는 예비용 대출이 많다는 게 은행권의 해석이다.

최근 은행 영업점에는 단기성상품을 찾는 고객들도 부쩍 늘었다. 과거 6개월에서 1년 기준이던 상품문의가 최근에는 1개월에서 3개월까지 짧아졌다.

A은행 PB센터 관계자는 "확실히 여·수신 모두 대기성 자금성격이 짙어졌다"며 "그간 부동산을 비롯한 대체투자로 흘렀던 자금이 이제는 국내외 주식 상장 일정에 따라 움직이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고객에게 사용하지 않는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를 권하면 대다수가 투자용 자금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며 "개인신용대출의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 "적금 1%·국공채 2%도 안 된다"…이자 내고 차익·배당

낮은 이자, 싼 금리는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됐다. 한국은행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75bp 인하하면서 은행 예금금리는 사상 처음 0%대로 떨어졌다. 0%대 금리는 1996년 1월부터 시작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자유적립식 적금 금리는 복리 이자를 적용하더라도 12개월 기준으로 0.7% 안팎이다. 월급 이체와 카드 사용 등 복잡한 우대조건을 채우면 가까스로 1%대를 볼 수 있다.

이자가 0.1%에 불과한 개인 MMDA(1천만원 기준) 상품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언제라도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에 돈을 잠시 맡겼다가 눈여겨본 주식에 투자할 수 있어서다.

그간 은행 자산가 고객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상품은 국공채다. 하지만 현재 기대수익률은 1.7~1.8% 정도다.

A 은행 PB센터 팀장은 "금리가 0%대 진입하면서 채권 투자 고객이 크게 이탈했고, 부동산도 징벌적 과세 등 정부의 규제로 투자가 어렵다"며 "단타 중심으로 시장이 과열됐지만 갈 곳 잃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흐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빚내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도 늘었다. 가계대출 금리도 사상 최저로 내려갔고 이중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처음으로 2%대로 하락했다.

은행 영업점에선 연령과 관계없이 미국의 테슬라와 애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 3천~4천만원 수준의 마이너스 통장을 내 이자를 내더라도 배당 포함해 최소 7~8%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셈법이다. 공모주라도 투자하게 되면 기대 수익률은 더 올라간다.

은행들은 당분간 저금리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더 흐를 것으로 보고 있다.

B은행 투자영업부장은 "국내외 주식 비중을 늘리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지며 상장지수펀드(ETF)나 공모주 펀드 등 관련 상품 개발을 운용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증권 자회사와의 협업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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