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쌍용자동차 유동성 문제 처리 등의 굵직한 현안들을 가급적 이달 안에 마무리 지어달라고 주문했다.

연임 여부를 포함한 본인의 거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단 임기 내 주요 현안들을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임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과 쌍용차 등의 문제는 시간을 오래 끌수록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면서 "이달을 넘기기 말고 어느 쪽으로든 마무리 지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본인의 임기와 관련한 언급을 하진 않았지만, 내달 10일 끝나는 3년 임기 안에 주어진 역할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선, HDC현대산업개발이 금호산업과 대면 협의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당초 12일 예정됐던 계약 해제 선언은 미뤄졌지만, 여전히 재실사를 놓고 양측 간 이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 HDC현산과 금호산업은 현재 실무자 간 접촉을 통해 양측 대표이사 간 대면 협의 일정 등을 조율 중인데 이 과정에서도 입장 차이가 있어 쉽게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HDC현산의 대면 협의 수락이 계약 해제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 위한 명분 쌓기로 의심하고 있다.

이 회장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계약금 추가 납입 등 추가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 판단되면 매각 작업을 중단하는 과감한 결론도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매각 무산에 대비해 플랜B를 마련한 만큼 어느 쪽이든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게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위해서도 낫다는 판단이다.

쌍용차 역시 이달 중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유동성 위기가 불가피하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컨퍼런스콜에서는 쌍용차에 추가 자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쌍용차는 삼성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새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산은은 일일보고를 통해 쌍용차 유동성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추가 자금 투입이 없을 경우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황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임무를 완수하자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산은 안팎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이 회장 추진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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