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중심이 20분 미만의 짧은 영상인 '숏폼(short-form)' 으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전 세계적으로 숏폼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19일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9월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TV'를 통해 다양한 숏폼 콘텐츠를 선보인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연애혁명'과 '야만자', 예능 '페이스 아이디', '찐경구' 등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에만 20개 타이틀, 300여개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콘텐츠 제작을 위해 가수 이효리, 개그맨 이경규 등 스타 군단과 JTBC 출신 오윤환 제작총괄의 전두지휘 아래 '진짜 사나이'의 김민종PD,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문상돈PD,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박진경PD 등 유명 제작자들을 총동원했다.

특히 카카오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숏폼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안을 여러 사업자와 협의 중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M이 SK텔레콤과 콘텐츠 제작 및 투자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작된 콘텐츠를 SK텔레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SK브로드밴드 플랫폼 등에서도 유통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카카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 공세적으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해나갈 계획이다.

앞서 김성수 카카오M 대표는 "2023년까지 3천억원을 투자해 총 240개 이상의 타이틀을 만들고 연간 4천억원 규모의 콘텐츠 스튜디오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르면 오는 10월 콘텐츠 유료화에도 나선다.

영상 중간에 광고를 삽입하고, 영상 공개 후 7일간 영상을 무료로 보고 그 이후 1건 단위로 유료 결제하는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을 접목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4천500만명이 가입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뵈는 만큼 소비자 접근성이 높고, 카카오페이지의 유명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할 경우 파급력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실상 카카오가 OTT 경쟁에 뛰어드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 역시 숏폼 콘텐츠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투자를 단행해왔다.

카카오가 모바일 시청 환경에 맞는 콘텐츠 제작에 직접 뛰어들었다면, 네이버는 웹드라마 제작과 플랫폼 구축이 중심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와 네이버웹툰은 2017년 공동출자해 영상 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를 설립했다.

플레이리스트는 웹드라마 제작에 집중해왔는데, '에이틴', '연애플레이리스트', '엑스엑스' 등의 히트 작품을 통해 글로벌 누적 조회 20억 뷰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카카오M이 SK텔레콤과의 협업을 강구하기에 앞서 플레이리스트는 LG유플러스와 손잡은 바 있다.

플레이리스트는 지난 5월 LG유플러스와 5G 기술을 결합한 숏폼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해 VR용 웹드라마, AR 뮤직비디오, 3D PPL(간접광고) 등 다양한 종류의 5G 영상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다.

이 밖에도 네이버는 숏폼 콘텐츠를 소싱하는 플랫폼 구축 및 역량 강화에도 집중해왔다.

2016년 출시한 숏폼 콘텐츠 전용 서비스 '브이 쿠키'(V Cookie)는 드라마나 영화 등 긴 호흡의 콘텐츠를 10분 이내로 요약해 보여주고 있다.

지난 1월에는 3~4분 분량으로 아이돌의 녹화 현장 스케치를 담은 '멀티버스'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향후 멀티버스에서 다루는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행보는 Z세대를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의 약진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의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숏폼 영상 소비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다.

특히 Z세대의 84%, 밀레니얼 세대의 81%는 매주 1시간 이상을 짧은 영상을 시청하는 데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계 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틱톡은 15초~1분 영상만을 취급하면서 국내에서 월 이용자 320만명을 넘기고 유튜브에 이어 영상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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