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제당국이 걱정하는 건 과도한 비관론
[데스크 칼럼] 경제당국이 걱정하는 건 과도한 비관론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0.08.2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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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우리 경제에 다시 짙은 먹구름이 끼고 있지만, 당장 경제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정책 여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경제주체들의 과도한 심리 위축을 제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분위기다. 27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소수의견 없는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로 내려온 상황에서 추가 인하는 신중해야 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코로나19의 국내 확산 정도가 크게 확대돼 실물 충격이 커진다면 금리 정책도 활용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금리가 낮은 수준에 와 있는 만큼 효과와 부작용을 따져보며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준금리를 75bp 인하하는 등 기존 완화정책의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났다고도 했다. 3월 당시 쇼크 수준의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효과를 줬고, 이는 경제주체들의 심리회복으로 이어져 실물 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고 봤다.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하면서도 언제든 필요할 때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채권시장은 신중함에 방점을 두고 실망스러운 반응이지만, 금리정책은 타이밍의 영역이라고 봐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파장의 강도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한계도 있다.

이 총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따른 경제 악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방역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 강도가 이미 3단계에 육박하는 수준에 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3단계 격상시 실물 경제 회복세에 일부 제약이 될 수 있고, 주가와 환율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과 지속 기간 등에 따라 파급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국내 소비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일부 증권사에 따르면 3단계 조치가 수도권에서 2주간 시행되면 연간 성장률이 0.2%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연 성장률이 0.4%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조치 기간과 지역 확대 여부에 따라 그 부작용의 강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아직 이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통화정책 집행 수위 역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하반기 수출 전망은 상반기보다 나쁘지 않다. 상반기에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봉쇄 조치로 글로벌 수요가 크게 위축됐고,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생산활동(무통관 수출)이 많은 부분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이 영향에 2분기 수출지표가 예상보다 더 악화했다고 진단한다. 이주열 총재는 "하반기에는 주요 국가들의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해외 생산도 일부 가능해졌다"며 "하반기 수출이 상반기보다는 완만하게나마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2.2%까지 갈 수 있다고도 봤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겨울까지 이어지는 시나리오에서 나온 수치다. 최근 코로나 확산 속도만 보면 최악 시나리오에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과도한 비관론에 빠져 있을 이유도 없을 것 같다. 정부 재정이나 한은 통화정책 모두에서 정책 여력은 남겨둔 상황이고 우리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도 역시 아직 탄탄하기 때문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해 "전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 방역 인프라와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확진자 급증을 억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 전개에 따라서 다음 단계로 과감하게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충분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1차 확산기였던 2월 넷째 주, 3월 첫째 주 등과 비교하면 아직 내수 위축세는 제한적"이라고도 했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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