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급망 안보 문제가 핵심 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미국의 대중 반도체 공급 제재에 대응해 중국이 의약품 수출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칭화대의 저명 이코노미스트이자 중국 정부 자문인 리다쿠이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타민과 항생제의 경우 원료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면서 "미국이 이를 단기적으로 자국에서 생산하는 것은 분명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먼저 나서서 약품 수출을 무기화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비열하게 행동한다면 중국 또한 이러한 대응책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같은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중국의 기술 접근을 계속 저지하려 들 것이라면서도 완전히 반도체 공급을 끊어버리려는 것은 핵무기와 같은 옵션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경제를 붕괴시키려는 것은 중국 국민들의 식량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것과 유사하다"면서 "그렇다면 중국도 의약품 공급에 대한 싸움을 시작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중국 의약품 수입과 관련된 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모두가 언급한 바 있는 문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의 국내 제약 및 의료기기 공급망이 취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두 후보 모두 주요한 제약 관련 제품 생산은 미국으로 이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국과 같은 외국 제조업체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 은행들을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서 퇴출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현실적인 리스크라면서 중국이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은행들을 스위프트 시스템에서 퇴출하는 것은 경제적 테러리즘"이라면서 "양국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소통을 위해 열려있으나 미국이 이성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인다면 어떠한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4시 3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