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평균물가목표제를 전격 채택했음에도, 기술 기업 주가가 후퇴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27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0.35포인트(0.57%) 상승한 28,492.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2포인트(0.17%) 오른 3,484.55에 거래됐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72포인트(0.34%) 하락한 11,625.34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 변경과 주요 경제 지표 등을 주시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연준이 물가 목표 전략을 '유연한 형태'의 평균물가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ing)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이를 물가가 지속해서 2% 목표를 하회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상회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넘어서더라도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 긴축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장기간 제로(0) 부근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더욱 명확하게 한 셈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연준이 물가를 과열시킬 것이라고 밝히면서 만큼 국채 시장에서는 장기 금리가 올라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

이는 특히 은행주의 강세를 이끌었다.

파월 의장은 다만 물가가 과도하게 과열되는 경우에는 주저 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또 평균 물가를 산출하는 구체적인 방식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따라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인지 등에 대한 힌트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평균물가목표제는 기존의 정책을 보다 분명하게 기술한 차원일 뿐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주요 경제 지표들도 나쁘지 않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9만8천 명 줄어든 100만6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100만 명에 대체로 부합했다.

지난 15일로 끝난 주간까지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의 수는 22만3천 명 감소한 1천453만5천 명을 기록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잠정치는 연율로 마이너스(-) 31.7%로 집계됐다. 속보치 -32.9%보다 개선됐고, 시장 전망 32.4% 감소보다도 양호했다.

기업 이익은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감소 폭은 줄었다.

2분기 전분기 대비 기업이익(재고평가와 자본소비 조정 없는 세후 기준)은 11.7% 감소를 기록했다. 1분기 13.1% 감소보다 개선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7월 펜딩 주택판매지수도 전월보다 5.9% 올라 시장 예상 3.5% 증가를 상회했다.

캔자스시티 연은의 8월 제조업 합성지수도 14로, 전월의 3보다 큰 폭 올랐다.

낙관적인 소식이 이어졌지만, 그동안 큰 폭 상승한 나스닥 지수는 레벨 부담 등으로 하락했다.

기술주에서 경기 순환주로 이동하는 움직임에 따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신규 부양책 관련해서도 여전히 실마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공화당이 민주당도 찬성하는 정책 등만을 모아 5천억 달러 수준의 소규모 부양책 처리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이날 2조2천억 달러 규모 부양책을 지지한다는 견해를 재차 피력했다.

미·중 관계 관련 긴장도 여전하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만일 미국이 진짜로 위챗을 금지한다면 우리도 애플 스마트폰을 쓰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도 미국은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고, 중국은 경고 차원의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는 등 긴장이 팽팽하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사일 시험을 포함한 중국의 행동은 남중국해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틱톡 인수전에 가세했다는 소식으로 월마트 주가가 4.5%가량 올랐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1.74% 올랐고, 산업주는 0.33% 상승했다. 커뮤니케이션은 1.29%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정책 변화가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트러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케이트 레너 전략가는 "새로운 연준 정책의 결과는 주식의 상대적인 가치가 채권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수익을 얻기 원하는 투자자들을 지속해서 더 위험한 자산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16% 상승한 24.47을 기록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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