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여권을 중심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발언과 함께 관련법 발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에서는 앞으로 단행될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31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고금리 인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급격하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질의를 한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 인사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로 낮추자는 주장을 겨냥했다.

은 위원장은 "한쪽에서는 대출자의 금리 부담이 줄어든다는 취지로 말할 수 있는데, 모두 혜택을 받지 못하면 결국 불법사금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 인하 노력은 정부당국으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급격하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현재 연 24%인 대부업체 금리를 연 10%까지 낮춰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더불어민주당 대표단과 소속 국회의원 등 176명에게 보낸 바 있다.

해당 편지에서 이 지사는 "불법 사금융 이자율 상한을 연 24%에서 연 6%로 제한하는 정부의 '불법 사금융 근절방안'을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등록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연 24%의 고금리를 적용해 불법 사금융의 4배에 달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모순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최고금리 인하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있다.

김철민 의원은 지난 6월 21대 국회 1호 금융법안으로 연 20%로 최고금리를 낮추는 대부업법·이자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후 지난달 박홍근 의원이 연 20%, 송갑석 의원이 연 22.5%로 인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달 들어서는 문진석 의원과 김남국 의원이 연 10%로 내리는 법안을 제안했다.

이렇듯 여당에서 최고금리 인하 법안이 쏟아지고 있고 은성수 위원장도 금리 인하 노력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은 만큼 일정 수준의 최고금리 인하는 이른 시일 안에 단행될 수 있다는 시각도 팽배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임기 내 최고금리를 연 20%로 내리는 것이었던 점도 그러한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은성수 위원장의 답변에 근거하면) 급격한 최고금리 인하의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2~4%포인트 내외의 최고금리 인하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에 저축은행업권은 최고금리 인하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저축은행의 경우 10% 이하 대출을 취급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35개 저축은행 중 금리 10% 이하 대출이 나간 비중은 이달 기준 전체의 8%뿐이었다. 10% 이하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저축은행도 13개에 달했다.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최고금리를 10%로 내리면 은행만 있으면 되고 저축은행과 카드사, 캐피탈사 필요 없다"며 "시장을 모르고 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대출을 내줄 때는 금리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신용도를 따진다. 금리가 낮아진다고 고객들의 신용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지금 대출을 받는 고객의 대부분은 최고금리가 급격하게 내려가면 혜택을 더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저축은행업권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금리를 낮출수록 대출받을 수 있는 고객이 줄어드는 만큼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천천히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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