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인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과 부동산 시장 '영끌' 수요가 합쳐지면서 은행권 신용대출이 한 달 새 1조원 규모로 뛰었다. 그야말로 폭증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8월 말 기준 신용대출은 총 124조2천747억원이다. 전월보다 4조원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개별 은행으로 살펴봐도 올해 들어 1~2%대였던 전월 대비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달 3%대로 급증했다.

이 중 신한·KB국민은행의 경우 한 달 새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늘어나기도 했다.

신용대출이 개별 은행에서 한 달 만에 1조원 넘게 늘어난 것은 최근 10년 내 추이를 살펴보더라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2017년 8월 국민은행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늘어나긴 했지만 이는 당시 경찰공무원 대상 KB무궁화대출 출시에 따른 영향이었다.

다른 은행들 역시 8월 말 신용대출 증가폭이 전월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8월 신용대출은 전월보다 7천199억원 증가했다. 지난 7월 신용대출이 3천612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순증액이 2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농협은행 신용대출도 지난 달 6천310억원 늘었는데, 전월 증가분인 3천90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업권에서는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이라는 이벤트가 생긴 데 따라 신용대출 수요가 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일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주 청약 첫 날에는 16조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국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이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위한 대기성 자금이란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8월은 보통 휴가철인만큼 통상적으로 실적에 변동이 거의 없을 때"라며 "그럼에도 대출규모가 증가했다는 것은 주식시장 상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PO가 은행권 신용대출에 영향을 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에도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의 영향으로 은행권 신용대출이 약 3조원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전월 대비 증가율도 5월 0.94%에서 6월 2.47%로 급격히 상승했다.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 따른 이른바 '영끌' 수요도 신용대출 폭증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규제가 심한 주택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을 통해 주택을 매매하거나 상승한 전셋값을 충당한다는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유동성이 늘어나면 정기예금 등으로라도 들어오지만 현재는 금리가 낮고 투자할 곳은 눈에 보이는 상황"이라며 "예금은 들어오지 않고 대출만 늘어나고 있어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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