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취약계층 자금부담은 커지고 있다. 저금리 현상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지만, 저신용자에게는 여전히 높은 금리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은행연합회 은행별 금리 공시에 따르면 올해 5~7월간 국내 6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에서 취급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중에서 저신용자(7~10등급) 대출 평균금리는 연 9.02~13.95%에서 형성됐다.

6개 은행을 평균하면 연 11.28%다. 사실상 신용으로는 두 자릿수대 금리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저신용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금리는 작년 초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상승한 은행들도 눈에 띈다. 이 기간에 국내 저성장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금리가 대폭 하락한 점과 대비된다. 이들 은행의 개인사업자 전체 대출의 평균금리는 1년여 동안 연 5.06%에서 연 3.37%로 내렸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채무 지원이나 보증 등이 동반되면 금리가 신용 대비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일부 은행에서는 통계상 대출금리가 다른 신용등급보다 낮게 표출되기도 한다.

올해 5월부터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신용대출에서 금리 혜택을 본 대상이 적었다는 뜻이다.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중소기업도 신용대출에서 비슷한 처지다. 6대 은행의 평균 대출금리 분포가 작년 1~3월에 연 6.89~12.84%에서 올해 5~7월에는 연 6.45~11.9%다. 전체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가 1.4%포인트 이상 낮아진 점과 비교된다.

반대로 신용등급이 높으면 코로나19 이후 이자 비용이 줄어든다.

실제로 지난해 초 신용등급 1~3등급의 개인사업자는 신용대출의 평균금리 저점이 연 4.14%였다. 이 금리는 올해 5월 이후에는 연 2.14%까지 낮아졌다.

연 3.5% 내외에서 신용대출을 받던 고신용의 중소기업은 이제 2%대 초반에서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코로나19로 중기·소상공인들 대출금리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가속화된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동산이나 지적 재산권, 사업 성장성 등을 반영해 규모가 작은 법인들의 불이익을 줄여주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지만, 신용만으로 자금이 나가기에는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며 "위험부담을 금리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은행이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어음 부도금액은 7천883억원에 달한다. 부도업체는 160개다. 올해 7월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건수는 625건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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