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월가에서 새 증권거래소인 멤버스익스체인지(MEMX)가 오는 4일 문을 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대기업에 의한 시장 데이터 과점에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MEMX는 미국의 15번째 증권거래소로서 매매를 시작한다.

모건스탠리와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 초고속거래 업체 버츄 파이낸셜 등 9개 금융사가 MEMX 설립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이후 골드만삭스와 블랙록이 참가했다.

지난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인가를 받아 설립 준비를 진행해 왔다. 개설 목적은 시장 데이터 요금 인하다.

이처럼 새 증권거래소 설립 이슈가 주목을 받고있는 것은 지난 2016년 IEX가 SEC의 승인을 받은 이후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HFT 배제'를 내걸었던 IEX의 매매대금 점유율은 현재 미국 시장 전체의 2%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MEMX는 주요 주주인 미국 은행과 HFT, 대형 운용사가 주문을 낼 것으로 예상돼 조기에 일정 규모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데이터 요금을 둘러싼 NYSE·나스닥 등 기존 증권거래소그룹과 시장 참가자들의 충돌이 MEMX의 창설 배경이 됐다.

최근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알고리즘 매매, 데이터의 수량적 분석에 의한 퀀트 운용이 확산하고 있어 호가와 유동성 정보 등 시장 데이터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미국 은행과 HFT, 운용사들은 대형 증권거래소의 데이터 제공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며 규제 당국에 불만을 토로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증권거래소그룹에 의한 거래소 과점 상태가 데이터 요금 상승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거래소 업계는 재편이 진행돼 NYSE, 나스닥,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집약돼 있다.

3대 그룹의 하루 주식 거래대금 점유율은 약 60% 수준이다. 나머지 40%는 사설 거래 시스템인 '다크풀' 등이 차지하고 있다.

실제 주요 증권거래소그룹의 시장 데이터 수익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은행 및 헤지펀드 관계자가 소속된 업계 단체인 '자본시장규제위원회'에 따르면 NYSE와 나스닥, CBOE의 시장 데이터 수익은 올해 1~3월 총 6억달러(약 7천100억원)를 넘어 지난 2014년 1~3월에 비해 73% 증가했다.

자본시장규제위원회는 주요 증권거래소 측의 정보 공개가 불충분하고 수수료 수준이 적절한지 검증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증권거래소를 규제·감독하는 SEC도 경쟁을 지원하고 있다. 신규 거래소 진입으로 데이터 비용이 낮아지면 연기금과 개인투자자가 지불하는 거래 비용도 낮아져 운용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MEMX 외에도 롱텀스톡익스체인지(LTSE) 등 2개사가 인증을 받았다.

주요 증권거래소 측은 관망하고 있다.

데이터 수수료는 시황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원이기 때문에 선뜻 가격 인하에 나서기 어렵다. 다만 SEC가 엄격한 자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인 가격 인상은 이제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MEMX의 신규 데이터 요금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면 일본과 유럽에서도 투명성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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