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퇴직연금 리스크 관리를 위해 사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던 푸본현대생명보험이 두 달 만에 공모채 발행 절차에 착수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해 최근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오는 14일 수요예측 절차를 거친 뒤 21일께 발행 작업을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후순위채는 발행 후 5년 뒤 콜옵션을 갖는 구조다.

푸본현대생명이 재차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것은 퇴직연금 리스크 확대를 포함해 지급여력(RBC) 비율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퇴직연금 시장·신용위험액을 RBC에 단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해당 비율이 35%에서 70%로 상향 조정했고, 최근에는 이 비율을 100%로 늘렸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말 254% 수준이었던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 또한 올해 6월 말에는 212%까지 낮아졌다.

여전히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상회하고는 있지만 200%대 후반인 생명보험업계 평균과는 괴리를 보이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RBC비율을 일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보험업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인 만큼 투자자 확보를 낙관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4월 롯데손해보험이 900억원 규모로 진행했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절반가량의 미달을 낸 데 이어, 흥국화재 또한 지난 7월 실시한 4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에서 110억원어치의 '주인찾기'에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자본확충 작업의 하나로 후순위채 발행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탓에 푸본현대생명의 금리 부담이 커진 점도 문제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7월 총 2천억원 이내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힌 뒤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1천650억원을 찍었다.

당시 발행금리는 대부분 4.25~4.30% 수준에서 결정됐다.

다만, 올해 2분기 말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3.0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역마진을 겪고 있는 셈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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