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초저금리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채권 매각에도 국내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이익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생명보험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24곳의 생보사들의 지난해 2분기 말 평균 운용이익률은 3.35%였지만 올해 2분기 말에는 3.30%로 0.05%포인트(p)가량 낮아졌다.

특히, ABL생명(운용이익률 3.49%)과 메트라이프생명(4.77%), DGB생명(3.26%), KB생명(3.02%), 오렌지라이프(3.42%), 신한생명(3.17%), 푸르덴셜생명(3.47%), 흥국생명(3.29%) 등은 지난해 2분기 대비 자산운용 여건이 악화하면서 일제히 수익률 감소를 겪었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75%포인트(p) 인하되면서 주된 투자처인 채권 금리 등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점이 '악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말 1.596%였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년 후인 올해 6월 말에는 1.373%로 20bp 이상 낮아졌다.

글로벌 금리 추세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 만큼 해외 투자를 통한 수익률 만회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률 하락을 겪은 곳 중엔 저금리로 신규 운용 수익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게 된 곳이 많다"며 "미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채권 매각을 최소화한 케이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생명(3.59%)과 교보생명(4.08%), 미래에셋생명(3.22%) 등의 대형사와 동양생명(3.46%)과 하나생명(3.64%), AIA생명(3.44%) 등은 일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삼성생명은 전년동기 수준인 3.53%를 유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체 운용이익률이 예상보다 덜 떨어진 데는 고금리 채권 매각에 집중하며 수익률 방어에 나선 보험사들이 많은 점이 주효했다"며 "장기적인 이자수익을 포기한 결정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들의 매도가능금융자산 처분손익은 지난해 대비 급격히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4천억원 수준이었던 이들 3사의 처분 손익은 올해 들어서는 1조3천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수익성을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화하면서 1년 만에 처분손익이 3배 이상으로 확대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채권 매각만으로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등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다만, 보험사의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채권을 보유하는 것이 꼭 더 좋은 결과를 낸다고 볼 수는 없다"며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시도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향후 금리의 방향성에 따라 채권 매각 결정의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직은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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