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안보 분쟁이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미국 국방부가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반도체업체 SMIC를 제재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MIC는 중국군과 결탁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SMIC 주가는 20% 이상 폭락했다.

◇ 일본 =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대형 기술주가 조정을 받은 영향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대형 수출주 중심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48포인트(0.50%) 내린 23,089.95로, 도쿄증시 1부를 반영한 토픽스지수는 6.96포인트(0.43%) 하락한 1,609.64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를 비롯한 주요 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내 투자 심리가 움츠러들었다.

미쓰이 스미토모 DS 에셋 매니지먼트의 이치카와 마사히로 선임 전략가는 "많은 투자자가 과감한 움직임을 자제하고 있다. 미국 기술주가 어느 수준에서 안정되는지 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닛케이지수에서 비중이 큰 소프트뱅크그룹의 급락도 시장을 눌렀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장 마감 전 7%가량 하락했다.

소프트뱅크가 미국 개별 기술주 콜옵션을 대규모 매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소프트뱅크 투자자들이 회사가 이 같은 투자에 나선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모양새다.

시장은 미·중 관계에 대한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반도체 업체인 SMIC를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MIC가 중국군과 결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SMIC 측은 이런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태풍 하이선의 영향도 변수다. 타격을 입은 일본 규수에 소재한 자동차 공장이 잇따라 가동을 멈췄다는 보도가 나왔다. 규슈는 일본 자동차 생산 대수의 약 20%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 대비 0.9% 오른 106.292엔을 기록했다.

◇ 중국 = 중국증시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SMIC를 거래제한 기업인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다소 큰 폭으로 떨어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62.78포인트(1.87%) 하락한 3,292.58에 장을 마감했고, 선전종합지수는 50.81포인트(2.22%) 떨어진 2,239.68에 마쳤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고조된 것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지난 주말 미국이 SMIC를 화웨이나 ZTE와 마찬가지로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들이 SMIC와 거래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게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SMIC는 중국의 군과 연루돼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SMIC는 중국이 자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기업으로 내세우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어 만약 이번 조치가 현실화하면 파장은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의 수출입 지표가 양호하게 나왔지만,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8월 중국의 수출은 달러화 기준 전달대비 9.5% 증가했으며, 수입은 2.1% 감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것을 보면 시장에서는 수출이 7.3% 증가하고 수입이 0.2%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8월 무역흑자는 589억3천만달러였다. 시장 예상치는 518억5천만달러였다.

업종별로는 상하이증시에서 농산물관련주가 4% 넘게 떨어졌으며 필수소비재와 건강관리, IT업종 순으로 약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은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1천억위안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투입했다.

◇ 홍콩 = 홍콩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5.80포인트(0.43%) 하락한 24,589.65로 거래를 마쳤고, 항셍H지수는 119.16포인트(1.21%) 떨어진 9,764.82로 장을 마감했다.

◇ 대만 = 대만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36.55포인트(0.29%) 내린 12,601.40에 장을 마쳤다.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지수는 오후께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을 주시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를 수출 거래 제한 목록에 추가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미국은 SMIC가 중국 국방 분야와 연관돼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국 국방부 납품업체인 SOS 인터내셔널은 SMIC가 중국 방위산업 업체와 협력해왔으며, 중국군과 연계된 대학 연구원들이 SMIC의 기술에 맞추어 연구를 진행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이에 대해 SMIC 측은 "회사 설립 이래로 군사 목적으로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며 보고서의 내용을 부인했다.

이날 주요 기술주 가운데 TSMC가 0.7%, 라간정밀이 2.6% 밀렸다.

정유·화학 업종 중에서는 포모사플라스틱이 1.4% 올랐고, 금융주인 케세이금융지주는 0.3%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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