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가채무비율 상당히 높아졌으나 동종 국가와 비슷"

"韓재정문제, 근시일내 신용등급 바꿀 요인으로 단정짓기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는 한국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영향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1%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한국이 단기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할 재정여력은 있다고 분석했다.

7일 피치레이팅스의 스티븐 슈바르츠(Stephen Schwartz)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총괄은 화상으로 진행된 피치 글로벌 콘퍼런스 아태지역 콘퍼런스에 참석해 "최근 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가 내수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는 소폭 조정한 것으로 한국의 거시 경제적 평가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 경제가 플러스 성장률로 돌아서고 내년에는 더 탄탄한 성장을 할 것으로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한국 수출이 개선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바르츠 총괄은 한국의 국가 재정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이 재정적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를 직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슈바르츠 총괄은 "한국의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비율이 지난 몇 년간 동종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한국 정부 당국이 그 여력을 사용해 올해 세 차례의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었다"면서 "한국이 대규모 재정부양책을 썼으나 동종 국가와 비교하면 보통(modest)인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가채무비율이 상당히 높아졌으나 동종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재정적자, 국가채무비율 등과 같은 공공 재정 상황이 향후 2~3년간 동종 국가들의 중간값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치는 지난 2월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AA-',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023년 46%까지 증가할 경우 중기적으로 국가신용등급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와중에 한국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내년 예산안에서 내년 국가채무비율이 46.7%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피치가 경고한 국가채무비율 수준이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도달하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제레미 주크 아시아 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이에 대해 "46%라는 숫자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기 전에 나온 의견이다"라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상황뿐 아니라 피치레이팅스가 신용등급 입장에서 보는 시각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비슷한 신용등급의 국가들과 비교하면 보통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이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할만한 재정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주크 이사는 "국가 재정 문제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반드시 단기적으로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만한 요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 정부 당국이 중기적으로 재정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서는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크 이사는 "한국의 고령화 사회 등 기타 인구학적 압박이 공공 재정에 중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신용등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재정 여력이 있다는 점, 또 피치레이팅스가 한국 정부 당국이 중기적으로는 어떻게 재정정책을 운용할지 주시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요약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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