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은행권이 취급한 항공기금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올해 이후부터 항공기금융 딜을 성사시킨 사례는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올해 1월 카타르항공에 1천500만달러 규모의 금융 주선을 성사시킨 사례 이외에는 사실상 신규 딜이 전무한 상황이다.

은행권 항공기금융은 대체로 항공기 리스회사와 운용할 항공사를 주선하고 해당 사업에 자금을 제공할 금융기관을 모으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형태로 이뤄진다.

단독 주선을 따낼 경우 주선 수수료를 얻을 수 있고, 운용사에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이자수익도 얻을 수 있어 그동안 은행들의 대체투자처로 주목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이 지난해 기준 총 11억 달러(약 1조3천500억원), 건수로는 25건의 딜을 주선하면서 해당 시장에서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도 작년 국내 IB그룹과 베트남우리은행, 베트남 IB데스크와 협업을 기반으로 시중은행 최초로 베트남에서 1억4천만달러 규모의 항공기금융을 단독 주선했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해외 항공기금융 펀드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형태로 항공기금융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악화되면서 신규 딜은 거의 사라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항공기 수요가 급감했다"며 "항공사들의 존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신규딜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업황이 좀처럼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은행권이 운용사에 내준 대출 건전성에도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경우 운용사의 원리금 분할상환에서 일부 연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가 발생한 규모는 항공업 관련 익스포져의 1% 내외다. 지난 상반기 하나은행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보유한 항공운송업 관련 대출채권은 약 6천87억원이다. 이를 고려하면 연체 규모는 약 6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지난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 콜 당시 이후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하반기 추가 충당금 적립 필요성과 관련해 "항공기금융을 일부 취급한 것이 아직 원금이나 이자유예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하반기에 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나은행은 장기적으로 관련 연체 규모도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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