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달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앞두고 국고채 30년 지표물(20-2호)의 대차잔고가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30년물 입찰이 끝난 후 감소했다. 주로 보험사가 국고채 30년물을 대여하고 증권사가 이를 차입했다.

시장참가자는 국고채전문딜러(PD) 등 증권사가 입찰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국고채 30년물을 차입 매도했다가 입찰물량으로 상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 베팅과 스프레드 거래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국고채 30년물 대차잔고 증가폭은 보험사 입찰 수요와 금리 방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20-2호 대차잔고는 지난달 10일 8천510억원에서 이달 1일 2조1천230억원으로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2일 1조3천600억원, 3일 1조3천100억원, 4일 1조2천880억원, 7일 1조1천320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차비율도 지난달 10일 3.4%에서 이달 1일 8.7%로 상승했다가 7일 4.0%로 하락했다.

지난 7일 기준 국고채 20-2호 발행잔액은 28조200억원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고채 20-2호 최다 대여자는 보험사다. 보험사는 국고채 20-2호 1조2천170억원을 증권사에 빌려줬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PD 등 증권사가 입찰물량을 헤지하는 과정에서 국고채 30년물 대차잔고가 증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사의 한 운용역은 "입찰을 앞두고 20-2호 대차잔고가 증가했다가 입찰 후 감소한 것은 입찰 전에 빌려서 매도하고 입찰물량으로 갚았기 때문"이라며 "PD가 인수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에 베팅한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8월에 국고채 수급 부담 등으로 초장기물 금리가 상승했다"며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증권사가 국고채 30년물을 빌려서 매도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고채 30년물 금리는 16.2bp 상승했다.

국고채 일드 커브 스티프닝을 노린 거래로 20-2호 대차잔고가 증가했다는 얘기도 있다.

증권사의 다른 운용역은 "국고채 10-30년 스프레드 거래를 한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거래 성과가 좋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일드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날 때 결과가 좋은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17.8bp, 21.9bp 올랐다. 이 기간 국고채 30년물 금리 상승폭(16.2bp)을 웃돈다.

시장참가자는 보험사 입찰 수요와 금리 방향 등에 따라 향후 국고채 30년물 대차잔고 증가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 운용역은 "보험사 입찰 수요가 약하거나 금리 상승 또는 일드 커브 스티프닝이 나타나면 30년물 대차잔고 증가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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