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정부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추가 공급대책을 통해 밝힌 공공택지에 짓는 공공분양 주택의 청약 일정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의 불안 요인이 됐던 소위 '패닉바잉' 현상이 진정될 지 주목된다.

정부가 공급 대책을 내놓은 지 얼마되지 않아 빠르게 청약 일정까지 공개한 것은 불안 심리에 편승해 자금을 끌어 모아 집을 사려는 수요를 진정시키고 집값도 안정화시키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다만, 실제 준공 및 입주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청약 대기 수요가 늘어나더라도 단기적인 전셋값 불안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 사전청약, 30대 '패닉바잉' 저격할까

정부는 8일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분양 주택 6만호를 사전청약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 물량은 3만호였으나 8·4 대책에서 두 배로 늘었다.

사전청약은 본 청약 1~2년 전에 청약을 미리 진행함으로써 당첨되는 경우 조기에 내 집을 보유하는 효과가 나타나 집 없는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는 집값 상승 국면에서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심리로 매매시장에 뛰어 들어 주요 플레이어 노릇을 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 가운데 30대 이하의 비중은 36.9%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가점이 낮은 30대들이 청약을 포기하고 '패닉바잉'에 나서고 있는데 신혼부부 특별분양이나 신혼희망타운에서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어 신규 분양시장에서 내집마련 수요가 흡수될 것"으로 예상했다.

◇ 전셋값 불안 소지…국토부 "가능성 낮아"

해당지역에 거주해야 사전청약을 할 수 있지만 본 청약 시점까지 의무 거주기간을 채워야 최종적으로 입주여부가 확정된다.

이에 따라 3기 신도시 입주를 위해 의무 거주기간을 채우고자 전세를 찾는 주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공급물량이 완공되는) 4~5년간 수분양자들은 전세 수요로 남게 된다. 전세 불안이 상당 기간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올라 6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토부는 전셋값 폭등 우려가 작다고 일축했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날 사전 브리핑에서 "사전청약 후 본청약을 2년 이내로 계획하고 있다"며 "투기과열지구 거주기간이 2년이므로 사전청약을 하려고 주소를 옮기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사전청약 직전에 이사해서 사전청약을 시도하기엔 기간이 충분치 않아 사전청약은 청약 전부터 상당기간 살았던 거주자들이 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서울에서 나올 사전청약 물량 1만호는 전량 서울시민에게 공급되며 특별공급은 거주기간에 따른 가점도 제공되므로 경기도 신도시로 이사 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 당첨 확률 높이려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이번 사전청약은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에 가점제와 추첨제까지 적용되므로 청약 요건을 꼼꼼하게 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 살고 있다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66만㎡ 이상) 청약이 가능하지만 소규모라면 지역 거주자에게 청약 기회가 집중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4분기 본청약으로 공급될 위례지구(2천300호), 성남판교대장(700호), 과천지식정보타운(600호) 등을 먼저 시도해본 뒤 내년에 사전청약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량진역 인근 군부지, 성남복정1·2, 의왕청계2, 위례, 남태령 군부지 등의 선호가 높을 것이라며 가점을 낮다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 청약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위원은 "신혼부부 특별분양이나 신혼희망타운 공급물량은 소득 제한이 있는 만큼 10억원대 이상의 고가주택보다는 중저가주택의 대체효과가 클 것"이라고 봤다.

hj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5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