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국내 증시와 달러-원 환율의 불편한 동행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국내 증시 수준을 감안한 달러-원 환율 레벨이 아직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일부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찍을 때도 달러-원 하락폭이 제한됐는데, 외국인 대량 증권 매도와 미국 증시 급락으로 인한 코스피 불안에도 여전히 환시가 별다른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과 주식 업종현재지수(3200)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와 달러-원 환율이 대체로 역(-)의 상관관계를 나타내면서도 등락 수준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지난 2018년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넘어서며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을 당시 달러-원 환율과 비교해봐도 현재 달러-원이 10원 이상 높다.

당시 달러-원 환율은 1,170~1,175원 수준이었다.





이는 수치만 놓고 단순 비교한 결과로 현재와 상황이 다르겠지만, 환시에서는 이를 뉴노멀로 받아들여야할지 아니면 등락률 격차가 다소 심한 만큼 중단기적으로 조정이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은 주로 레인지에서 움직이며 주식과 불편한 동거를 하는 모습"이라며 "주식 입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너무 높고, 환율 입장에서는 주식이 너무 높다고 생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증시와 환율 간 연계성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미국 증시 폭락에도 달러화 움직임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 증시 폭락에도 아시아 증시 낙폭이 제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 증시 폭락에도 달러화 움직임이 별로 없었다"며 "아시아 증시도 크게 하락하지 않아 미 증시 과열에 대한 조정으로 보고 시장을 분리해 인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최근 조정을 받았지만, 그간 상승세에 비해 달러-원 환율 수준이 여전히 높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주식은 상승장이고, 달러-원 하단을 막는 재료도 분명한 만큼 뉴노멀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달러-원과 주식 연계성이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달러 인덱스와 크게 연동하는 것도 아니다.

달러 인덱스가 92선에서 약세 기조를 이어갈 당시 달러-원은 1,170원대 진입을 시도했으나 다시 1,180원대 후반으로 레벨이 높아졌다.

과거 레벨과 단순 비교하면 달러 인덱스에 비해서도 달러-원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A 딜러는 "최근 달러-원이 주식보다 다른 통화와 상관관계가 높은데, 그런데도 달러 인덱스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조정을 선반영한 건지 모르겠지만, 중기적인 관점에서 두 자산의 불편한 관계가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를 뉴노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레인지가 계속되는 가운데 재료는 딱히 없는 모습"이라며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커져도 환율은 잠잠한데 이를 뉴노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미국 주식 방향성을 비롯해 이달 말 3분기 기업실적 등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 주식 방향성이 중요해질 것 같다"며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방향성을 형성한다면 환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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