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 중인 두산건설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두산그룹은 대우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서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보류됐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산업개발은 최근 두산그룹에 SPA 체결을 보류하자고 통보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4일 대우산업개발과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대우산업개발이 돌연 체결 연기를 요청해 매각을 완료하지 못했다.

양측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분할 조율 등을 통해 매각 가격을 2천억원을 다소 밑도는 수준에서 협의를 진행했지만, 대우산업개발이 최종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발을 뺀 것이다.

대우산업개발은 두산건설 PF 사업장의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건설의 올해 상반기 PF 보증과 담보대출 보증, 중도금 보증, 자금보충 의무 등을 포함한 채무보증 규모는 약 1조5천28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경기가 상승세를 타 PF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면 문제가 없으나, 사업이 틀어지면 밑 빠진 독에 자금을 지속해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우산업개발의 고민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산업개발이 SPA 체결 직전에 발을 뺀 상황이어서 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두산그룹은 새로운 매수자를 물색해야 한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에서 촉발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자산과 계열사를 매각해 3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고, 두산건설도 매각 대상에 포함했다.

두산건설 자체의 부실도 컸던 만큼 두산그룹은 두산건설의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단행하고서 우량 자산만 모아 매각을 추진했다.

대우산업개발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88위에도 모기업인 중국 평화그룹 신흥산업개발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두산건설 인수를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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