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데 따른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이면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최근 미국 증시의 조정과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뉴욕 후장 가격인 106.066엔보다 0.109엔(0.10%) 상승한 106.175엔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9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799달러보다 0.00151달러(0.13%)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5.27엔을 기록, 전장 124.93엔보다 0.34엔(0.27%)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하락한 93.399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지난달 18일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2년 이내 최저치를 기록한 뒤 2% 가까이 반등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증폭되면서 파운드화가 지난 7월 말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이며 달러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주식시장까지 폭락하면서 더 위험한 통화로 인식되는 파운드화에 대한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어서다.

영국 정부는 이날 공개한 '내부시장법'(The internal market bill)에서 EU 탈퇴 협정에서 합의된 일부 내용을 뒤집거나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본토에서 북아일랜드로 넘어가는 상품과 농식품, 동물 등의 통관 및 검역과 관련한 내용, 영국 기업에 관한 국가보조금 관련 내용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내부시장법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브렉시트 합의를 위반하려는 법안을 내놓은 데 대해 신뢰를 저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기본적으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기반한 느슨한 무역 관계를 갖되, 항공 등 중요한 분야에서는 별도 합의를 체결하는 방식인 호주모델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EU와 자유무역협정 합의가 불발할 경우 WTO 체제에서 교역하는 방안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영국이 강경론을 고수하면서 파운드화는 유로와 엔에 대해서도 6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약세 행진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0일에 열리는 ECB의 통화정책 정례회의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ECB가 인플레이션이나 유로화 강세를 우려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라보뱅크의 선임 외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필립 레인이 적어도 당분간은 유로당 1.20달러에서 확고하게 선을 긋는 데 성공한 듯하다"면서 "1개월 전망 기준으로 유로가 1.17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CBA의 외환분석가인 얼라어스 하대드는 "유럽연합(EU)과 무역 협상을 무산시킬 수도 있어 파운드화에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은행의 외환 분석가인 모 사이옹 심은 "기술주 투매가 시장을 기습적으로 장악했고 더 광범위한 의미가 있을지도 몰라 약간 불안한 상태다"고 풀이했다.

그는 "그게 시장의 다른 부문에서 포지션 청산을 강요할 수도 있다"면서"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게 그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터키 리라화 등 신흥국 통화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곤두박질치고 있다. 그리스와 동부 지중해 해역에서 에너지 자원을 두고 대립하는 등 지정학적 우려까지 가세하며 터키 리라화 약세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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