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주문이 몰리면서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MLCC 탑재량이 많은 5G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데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화웨이(華爲)가 MLCC 재고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MLCC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기가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주문이 쇄도하면서 MLCC 생산라인의 풀가동에 들어갔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주문량이 급증한 것은 LTE 스마트폰보다 MLCC 탑재량이 훨씬 많은 5G 스마트폰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부품으로,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등에 MLCC를 공급하고 있다.

이 중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견조해 MLCC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지난 2분기 급감했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신제품 출하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에 힘입어 올해 3분기 큰 폭 증가해 8천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5G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이 마무리 단계인 중국에서도 MLCC 수요가 크게 늘었다.

중국의 5G 이용자는 6천만명을 넘어섰으며,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6억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MLCC 재고 확보에 들어간 상태이기도 하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추가 제재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는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반도체 부품을 공급받지 못한다.

MLCC는 미국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미국이 제재 범위를 넓혀온 데 따라 중국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재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반기 코로나19로 큰 폭 증가했던 노트북과 PC용 MLCC 수요도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MLCC를 담당하는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가 깜짝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달에는 애플이 5G 아이폰을 공개하면서 MLCC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판매 증가는 삼성전기 모듈 사업부의 실적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기의 폴디드 줌 카메라를 장착한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모델의 판매성과가 양호해 카메라 모듈의 매출과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적 호조 가능성을 반영해 삼성전기의 주가도 함께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 3월 19일 팬데믹에 따른 실적 저하 우려로 8만5천700원까지 하락했던 삼성전기 주가는 전일 14만4천원으로 68%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보급의 증가가 중장기적으로 삼성전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장용 MLCC 시장은 자동차 전자제어 장치(ECU)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올해 14조원으로 확대된 뒤 2024년에는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장용 MLCC는 IT용 MLCC보다 가격이 3~10배 정도 비싸 수익성도 높다.

삼성전기는 부산과 중국 톈진(天津)에서 전장용 MLCC를 생산 중이며, 오는 2022년 전장용 MLCC에서 글로벌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장용 MLCC는 IT용 MLCC보다 수익성이 높은 데다 모델당 탑재량이 훨씬 많다"며 "전장용 MLCC 시장에서 목표대로 점유율을 확대하면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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