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예비입찰…신한금융·우리금융·카카오·PEF 거론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프랑스계 악사(AXA)손해보험 인수전이 빅뱅크와 빅테크 구도로 치러질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악사 측과 업계가 예상하는 가격을 놓고 이견이 커 인수전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악사손보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는 오는 18일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악사손보는 온라인 기반 자동차보험에 특화해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자동차보험에서 출발해 2007년 프랑스 악사 그룹에 넘어갔다.

지난 3월 말 기준 순자산은 2천366억원으로 업계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매각가로 2천억원 중반을 예상한다.

이는 지난 2월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한 더케이손해보험 사례를 살핀 수준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DB손해보험(0.49)과 롯데손해보험(0.48), 한화손해보험(0.17)의 순자산 가치(PBR)는 0.5배를 넘지 않지만, 더케이손해보험은 PBR 1배를 적용받았다.

하지만 악사 측이 원하는 가격은 4천억원 선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악사는 부채 리스크가 적은 사실상 마지막 손보 매물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며 "반면 손보 업황을 고려해야 하는 원매자들 사이에선 인수가로 2천억원대 이상을 부르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원매자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에 손보사가 없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중형 사모펀드(PEF), 그리고 카카오페이 등이 거론된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인수를 검토 중이다. 다만 공식적으로 나온 매물에 대한 스터디 차원이다.

금융회사 인수합병(M&A) 과정의 마침표가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임을 고려하면 금융지주는 다른 원매자보다 유리한 위치다.

다만 재무적인 관점에선 고가 인수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금융당국이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보단 자본확충에 주력해 달라고 주문한 만큼 '적정 가격'이 아니면 공격적으로 뛰어들기 어렵단 얘기다.

카카오페이의 예비입찰 참여는 인수전 흥행을 좌우할 키다. 아직 공식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시장에선 카카오페이의 등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디지털 손보사 설립 계획을 공식화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예비인가 신청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서다.

이미 지난해부터 검토해온 삼성화재와의 합작사 설립이 무산된 만큼 M&A는 카카오페이가 효율적으로 손보사 라이선스를 획득할 방법이다. 앞서 증권업에 진출할 때도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선례가 있다.

카카오페이가 당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만큼 이번 딜의 승인 자체에 대한 부담은 적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출발한 카카오페이가 연이어 제도권 금융회사를 인수한다면 사실상 범 카카오 금융그룹에 걸맞은 잣대가 요구될 수 있어서다.

지난 2017년 카카오로부터 출자받아 설립된 카카오페이는 전자금융업자로 카카오페이증권과 보험대리점 인바이유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그간 플랫폼을 활용해 금융업을 발달시키기보단, 라이선스를 활용한 생태계 확장에 주력했다.

제도권 금융에는 규제와 간섭이 존재한다. 그간 금융당국은 핀테크를 육성하고자 이들에게 '예외'를 적용했다. 최근의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기존 금융권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이 생기면 결국 규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증권사와 보험사를 인수한 빅 테크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점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신한과 우리는 이사회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PEF보단 가격을 지르진 못할 것"이라며 "카카오페이가 어떤 결정을 할지에 따라 딜이 싱겁게 끝날 수 있다"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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