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하루 간격으로 진행된 DG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코코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희비가 갈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일 직전에 채권발행 규모를 의사회 의결 규모의 절반인 각각 500억원과 2천500억원으로 낮췄다.

조달금리를 낮춰보려는 전략이 있다. 최근 1~2개월 사이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다 보니 조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수요예측 때 제시하는 발행금리 밴드는 높아진다.





결과는 사뭇 달랐다. 신한금융은 지난 9일 5년 콜옵션 조건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2천500억원 모집에 두 배가 넘는 6천100억원이 들어오며 흥행했다. 최대 증액할 수 있는 규모인 5천억원도 훌쩍 넘긴 규모다. 2.8~3.3% 금리밴드를 제시해 발행금리는 3.04%로 결정됐다.

지난 8일에 진행된 DGB금융의 5년 콜옵션 조건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서는 500억원 모집에 890억원의 수요가 들어왔다. 최고 증액 가능한 규모까지는 수요가 들어오지 못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DGB금융은 수요예측 전 시장조사 결과 발행 규모를 선제적으로 낮췄던 부분이 한 수가 됐다. 3.2~3.7% 금리밴드를 제시해 3.5%로 완판됐다.

시장전문가들은 넘치는 수급에 투자자들이 코코본드 투자를 선별적으로 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반에는 시중금리가 빠르게 내리면서, 코코본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잇달아 오버부킹에 성공하는 등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한 증권사 리테일 세일즈 담당자는 "리테일에서 원래 코코본드는 만기가 길고 금리가 그리 높지 않아 인기가 없는 편이었지만,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지면서 인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특히 많았다. 올해 들어 국내 은행계열 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2조9천800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발행한 규모인 2조5천15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코코본드에 관심을 갖고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발행사를 선별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지방은행을 주 계열사로 둔 지방금융지주 펀더멘털에 대한 전망도 갈리고 있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지방은행에 대한 펀더멘털 우려는 계속 존재했는데, 최근 신종자본증권이 많이 발행되다 보니 선별적으로 접근하려는 수요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지금까지 금융지주나 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를 받아 갔던 증권사 내에 아직 리테일 고객에게 덜 팔린 코코본드 물량이 남아 수요가 주춤한 시기라는 분석도 있다. 또 증시로 투자가 몰리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한 채권발행 담당자는 "코로나19 재유행 직후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성공적이었으나, 리테일용으로 해당 물량을 가져간 증권사에 덜 팔린 물량이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공모주 발행이 잇따르면서 자금흐름 자체가 주식시장 쪽이 워낙 좋아서 그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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