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정부가 10일 역대 최저 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견조한 신뢰도를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정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을 통해 금융, 외환시장 위기에 대응할 총알인 외환보유액을 추가로 확충하게 됐다.

◇코로나 사태에도 흥행 성공…"韓 경제 신뢰도 확인"

기획재정부의 이번 외평채 흥행에는 해외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수요가 뒷받침됐다.

투자자의 수요가 당초 정부가 예정한 금액 대비 거의 10배 넘게 몰리며 정부는 발행 규모를 올해 최대 한도인 15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했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의 흥행은 해외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 덕이었다면서 고무적인 분위기다.

최근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고 국제금융시장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불안 요소가 잠재워지지 않았지만 외평채 흥행으로 우리나라의 경제 신뢰도를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는 우리 정부가 발행하는 외화채권에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앞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한국에 매긴 국가신용등급과 같은 등급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초 발행목표 대비 투자자 주문 규모가 10배에 가깝게 접수됐다"며 "이번 외평채 발행을 통해 우리 정부와 국민의 코로나19 방역 및 경제대응 성과는 물론 대외건전성을 비롯한 한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나라 밖의 평가를 재확인할 수 있어 뿌듯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위기 대비한 외환보유액 확충 효과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 발행을 성공시키면서 금융, 외환시장 위기 시에 대응할 수 있는 총알인 외환보유액을 추가로 확충하게 됐다.

이번 외평채의 주요 발행 목적이었던 외환보유액 확대에도 부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과 같은 주가 폭락과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되지는 않고 있지만, 코로나19의 추이에 따라 변동성이 증폭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최근 미국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3거래일 만에 10% 이상 폭락하는 등 코로나19 장기화 속 국제금융시장에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도사리는 상황이다.

8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천189억5천만 달러로 5개월 연속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위기가 닥칠 때마다 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외환보유액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논의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당사가 7월 3일 오전 9시 37분 송고한 '4천억달러대 외환보유액 충분한가…외평채로 안전망 확충 추진' 기사 참고)

당초 기재부는 위기 시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안전망으로 작동하는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기 위해 외평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계속 남아있는 상황에서, 외환보유액 확충과 한국물의 전반적인 가산금리 하향을 위해 외평채 발행을 추진했다"며 "지난주부터 시장이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분위기였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외평채의 확고한 지위와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가 여전하다는 점도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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