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실적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10일 '코로나19 사태의 한가운데 드러난 실적과 향후 방향성 웹캐스트'에서 "전 세계적으로 올해 3월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해 기업 실적에 대한 영향은 2분기부터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한신평은 코로나19 재확산 및 장기화 가능성 증대,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으로 하반기에도 큰 폭의 실적 반등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유통, 호텔·면세, 정유, 상영관 등의 업종에서 큰 폭의 실적 저하가 있었으며, 단기 전망도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2분기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된 업종은 반도체와 음식료, 통신, 민자발전 등이었다.

유권 한국신용평가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하향 기조며, 올해도 코로나19로 하향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지난해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됐으며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등급 하락 압력이 더욱 커졌다"며 "정기평가 등에서 분기별로 재무적 대응능력 등을 평가해 신용등급에 반영하고, 재무구조 개선이 안되면 등급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에 대해서는 "회사채 신속인수제와 저신용 등급을 포함한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SPV) 등으로 크레디트 시장이 안정됐고 유동성 위험을 통제했으며, 신용등급 하락을 제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이 무기한 실행될 수는 없으며, 기업들의 자본확충이 미흡하면 구조조정 이슈가 있다"며 "정부의 뉴딜 정책은 시장 조성과 내수 방어 등 간접적 효과가 있을 것이며, 뉴딜 정책이 기업신용도에 영향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과 전망했다.

한신평은 자동차 부품과 호텔·면세, 정유 등 재무 안정성 지표 저하 정도가 크고 신용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업종은 하반기 등급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업종의 경우 글로벌 수요가 회복 추이에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2분기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해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조원 감소했다.







자동차 부품회사는 2분기 합산 대상으로 9개 업체 중 7개 업체가 영업손실을 냈으며, 영업창출현금력 약화로 순차입금이 지속해서 늘었다.

한신평은 수익성 저하와 차입금 증가, 조인트벤처 설립(JV) 자금 소요 등으로 순현금규모가 축소됐으나,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기반으로 현대·기아차가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민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현대·기아차가 국내의 확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나, 자율주행차로의 시장 변화와 중국 시장 부진은 우려 요인이라고 봤다.

송 실장은 "올해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영업 손실을 봤지만 현대·기아차는 내수 지배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을 냈으며, 재무적으로 유동성 보유 수준이 상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제품 다각화 측면에서 선도적이지 않고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마진이 낮으며, 테슬라 등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을 선도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크며, 중국 시장 판매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 확보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종은 고객 수 감소와 영업 중단, 재난지원금 적용 제외 등으로 수익성 저하 추세가 가속화됐고, 이에 따라 영업현금창출력 약화와 리스 부채 인식 등으로 재무 안정성이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 수익성 회복이 늦어지고, 출혈경쟁으로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신평은 유통 업종의 실적 부진이 지속하거나 재무적 완충력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신용도 하방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 실장은 "온라인 쇼핑 가속화가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업체들에 긍정적이지 않다"며 "구조조정 촉진과 점포 축소 등은 유통 업체들의 경쟁 압력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 트렌드 변화에 주력업체들의 경쟁력이 유지되면 신용등급 변동이 크지는 않겠지만, 수익 창출력이 약화하거나 재무부담을 완화하지 못하면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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