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크레디트 채권이 계절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시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금융채 대비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달리며 눈길을 끈다.

이달 대량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최근 투자수요가 몰리며 '오버 부킹'과 '언더 발행'을 잇따라 연출하고 있다.

1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이달 일반회사채는 총 6조2천129억원의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올해 월 기준으로 가장 큰 만기 규모다.

올 4분기엔 3개월 합산 8조4천923억원의 회사채 만기도 기다리고 있다.

분기 말과 추석 등 시기가 겹치면서 기업들은 자금 상황이 빠듯해졌지만, 투자금 확보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수요예측에서 초과수요가 유입(오버부킹)됐고, 금리를 개별민평보다 낮추는 언더 발행이 'A급' 이하 신용등급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신용등급 'A'인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일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자금 1천억원을 소폭 웃도는 1천2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5년물을 200억원 증액했음에도 스프레드(가산금리)는 -42bp로 정해졌고, 3년물도 개별민평보다 5bp 낮게 발행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한 기업 가운데서는 LG이노텍('AA-')이 10년물 스프레드를 -40bp로, 현대건설('AA-')이 10년물 스프레드를 -22bp로 확정했다.

롯데지주('AA')도 모든 트랜치(만기)에서 개별민평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찍었다.

SK('AA+')와 여주에너지서비스('AA+'), 에쓰오일('AA+')은 일부 트랜치에서 언더 발행했다.

앞서 7월 수요예측을 시행한 포스코에너지('AA-')는 전 트랜치에서 발행금리를 개별민평보다 두 자릿수 이상 낮췄다.

최근 회사채시장 호조는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 매입기구(SPV) 등 정부 차원의 유동성 지원이 본격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기존 가이드라인과 달리 수요예측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에 힘을 보탰다.

산은이 발행 물량 일부를 직접 인수하기로 하면서 AJ네트웍스('BBB+')와 한진('BBB+')은 각각 500억원,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반면 수급 상황이 악화하면서 은행채를 중심으로 카드채와 여전채 등 금융채는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졌다.

회사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하락하며 금융채와의 금리 스프레드도 다소 좁아진 상태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채와 금융채시장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은행채 단기물부터 약해지기 시작해 카드채로 확대했고 2주 전부터는 캐피탈채 매도가 나오기도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다음 패턴은 회사채시장으로 넘어오면서 전체적인 크레디트 약세가 시작되는 것인데 각종 정책 기구들이 지난달부터 작동하기 시작했다"며 "회사채는 일반적인 연말에 맞이하는 패턴과 다르게 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채-회사채('AAA'ㆍ3Y) 및 카드채-회사채('AA+'ㆍ3Y) 금리 스프레드 추이>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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