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김지연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끝내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11일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이후 9개월여만에 노딜로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이날 오후 긴급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2조4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부행장은 "채권단은 최고경영자 만남을 통해 지원 의지 등 거래 성사를 위해 최선 다했지만 HDC현산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제안을 거절했다"면서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HDC현산의 요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도 과도하다"면서 "HDC현산과의 협상을 중단하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로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HDC현산이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 리스크가 커지면서 거래를 더 진전시킬 수 없었던 부분은 이해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보여준 불성실하고 소극적인 모습에는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최 부행장은 "채권단은 매각 무산에 대한 금융지원은 물론 기안기금을 활용해 2조4천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채권단 관리 하에 경영과 조직을 쇄신하고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딜 무산으로 인한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 하락이 가장 우려스럽다"면서 "컨설팅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은 투자등급 최하단인 'BBB-'다. 한 단계만 떨어져도 투기등급이 돼 자산유동화증권(ABS) 조기 상환 트리거가 발동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최 부행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문제를 다시 단계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이 경우 보다 근본적인 경영정상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채권단은 대주주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금호산업에 유동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최 부행장은 "금호고속은 연말까지 4천억원 규모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주주의 고통분담을 전제로 코로나19 피해 상황 등을 살펴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으로, 아시아나항공과 같이 특별 약성을 통해 채권단 관리 체제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산업과 관련해서는 "사측은 수익 창출이 가능해 지속적으로 경영 점검에 나설 예정"이라고 선을 그엇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불리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과 관련, 최 부행장은 "기안기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당장 급한 일은 아니다"면서 "영구채 전환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재추진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올초부터 임직원 순환 유급 휴직, 급여 삭감 등 자구안을 통해 800억 가량 인건비가 절감됐다"면서 "자회사 매각은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인데, 골프장, 리조트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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