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을 웃돈 인플레이션에도 이번주 대규모 국채 공급을 소화했다는 안도감에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7bp 하락한 0.667%를 기록했다. 이번주 5.3bp 내렸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좋아 장초반 소폭 하락하던 미 국채시장은 결국 최근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주 1천80억 달러 규모의 국채 입찰을 모두 마친 데다,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여전해 미 국채 값을 지지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주 사상 최대 규모인 3년물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대규모인 10년과 30년물 국채를 입찰을 통해 매각했다. 신규 공급이 주간 내내 부담을 준 만큼, 시장은 전일 탄탄한 30년물 국채 입찰 수요 등에 부담을 덜고 상승했다.

다음주에는 20년물 국채 입찰이 기다리고 있다.

증시가 급락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여 안전피난처로 미 국채의 매력 역시 커졌다.

인플레이션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물가 압력이 아직 거센 것은 아니어서 영향이 오래가지 못했다.

8월 CPI는 전월보다 0.4% 올랐다. 7월 0.6% 상승에서 완화했지만, 0.3%를 예상했던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강한 인플레이션 숫자가 나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서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물가 압력이 정상화할 것이라는 의견에 더 힘이 실리게 됐다. 이는 채권의 고정 가치를 떨어뜨려 장기 국채 값에는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향후 10년 동안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10년 BER(breakeven rate)는 1.69% 수준을 나타냈다.

RBC 캐피털 마켓의 톰 포르셀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세계적인 힘으로 상품 가격에 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확고한 근원 인플레이션 근거를 마련하기는 실질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까미낙의 디디에 생-조르주 전략 투자위원회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회복되더라도 현재의 디플레이션적 환경은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전망은 상당히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은 디플레이션 쇼크를 야기했고, 이는 세계적인 부채, 기술의 영향, 인구통계학적 문제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됐다"며 "인플레이션이 살아나더라도 통화 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DRW 트레이딩의 루이 브리엔 시장 전략가는 "바이러스와 봉쇄로 인해 많은 혼란이 있었던 만큼 CPI 지표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10년 국채수익률은 재정 부양과 계속되는 양적완화에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비관론을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익률은 짓지 않는 개"라며 "최근 3개월 연속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는데, 그런데도 10년 국채수익률이 0.67% 근처에 머물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고 지적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다음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회의를 주시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경제 전망 수치를 업데이트하게 된다.

또 금리 인상 전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을 용인하겠다는 새로운 정책 틀에 대한 세부사항이 나올지에도 시장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AXA의 크리스 이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정책 환경은 매우 지지적이고 증시의 변동성은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을 도울 것"이면서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은 물가 추가 하락을 막을 것이어서 채권에 약세 입장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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