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해외 사업 관련 비용이 급증한 가운데도 신사업 추진의 종잣돈이 될 현금성 자산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3천552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0% 급증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해외 주요 건설 현장이 셧다운 되면서 공사 진행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도 현금성 자산은 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분기 총 1천200억원을 해외 부문 비용으로 반영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로 건설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풍부한 현금 등 우수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수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에 투자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사업으로는 수소연료전지 발전, 해상풍력, 조류발전, 오염토 정화사업 등이 있다.

그린 바이오 스마트시티 사업도 현대건설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보유한 130만평의 서산 부지 중 30만평에 약 5천억원 이상을 투자해 스마트팜과 첨단 농·바이오 연구소 등을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신사업 추진이 활발한 GS건설 역시 지속적인 신사업 투자와 해외 추가 비용에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월 말 기준 1조9천441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8% 증가했다.

GS건설도 지난 2분기 이라크 현장 비용 약 1천200억원을 추가 원가로 반영해

영업이익은 1천65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8% 감소했지만, 현금 보유를 늘리며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주요 건설사 중 가장 활발하게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유럽의 선진 모듈러 업체 2곳을 인수해 각 전문회사의 강점과 기술, 네트워크를 활용해 유럽 모듈러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지난 6월에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사업 진출을 공식화하고 1천억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최근 1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폐기물처리업체를 인수한 SK건설 역시 지난 2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5천996억원으로 연말 대비 6% 증가했다.

SK건설이 꾸준히 현금 보유를 늘려온 만큼 막대한 금액의 투자 결정에도 재무 부담 우려는 있지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스신평은 "자금 마련에 있어 일정 부분 신규 차입 또는 사채발행이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차입 규모는 4천억원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EMC홀딩스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는 감내 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신사업 추진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며 현금 확보 등 재무 건전성 강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보수적으로 재무 관리는 하는 가운데도 신사업 추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리스크 대비와 새로운 먹거리 개발을 위해 현금 보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shj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