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SK바이오팜에 이어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공개(IPO) 이후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2배로 결정된 첫날 상한가 직행)을 기록하면서 공모주 청약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매우 높다.

다만, IPO 열풍에 휩쓸려 깜깜이식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회사별 밸류에이션과 실적 추이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립리서치 리서치알음의 최성환 대표는 최근 공모주 청약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투자에 나서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일침을 날렸다.

최 대표는 '너도 나도 따상, 혹시 여러분은 기업공개(IPO)의 호구가 아니십니까?'라는 제목의 투자 레터를 통해 "근래 에이프로, 엘이티에 이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까지 상장 종목마다 '대박' 움직임을 보이지만, 증시 건전성 측면에서 좋아 보이지 않은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실적이 아닌 성장성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고평가 종목들이 잇따라 상장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등에 업고 가파르게 오른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움직임은 우려스러울 정도"라고 진단했다.

최근 4년간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통해 상장한 전체 기업 86곳 중에서 65% 이상인 57곳이 제약·바이오 기업이었으며 이들 중 50곳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투자자들의 매수 자금이 몰린 수젠텍과 메드팩토 등은 최근 3~5년간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수젠텍의 경우 지난 2015년 15억3천만원의 영업 손실을 본 이후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이어갔다.

시가총액이 3조에 육박하는 메드팩토의 경우 지난 2017년 이후 영업 손실을 보였으며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132억원을 기록했다.

이미 실적 대비 부풀려진 주가로 코스닥 제약·바이오 업종의 올해 9월 기준 PER은 400배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1월 초 100배를 하회했던 PER과 비교해 고평가된 주가를 반영한다.

최성환 대표는 "9월 기준 PER도 적자기업을 제외한 수치로 그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100억원 이상 적자를 낸 종목이 16곳에 이르는 등 수천억, 수조원에 이르는 주가에 걸맞은 영업실적을 내는 곳은 드문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리서치알음은 2016년 설립된 독립 리서치센터다.

기관이나 외국인에 집중된 제도권 리서치센터에서 벗어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분석 기업도 시가총액 5천억원 이하의 주로 스몰캡에 집중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을 지탱하는 원동력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인데 이런 '주식 광풍'은 추가적인 금융위기 발생 시 전 국민의 재정상태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며 "기업가치 측면에서 비이성적인 주가 상승을 보이는 종목들의 접근은 자제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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