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손해보험사 환헤지 만기가 장기화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참가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 외화채권과 환헤지 만기 차가 크면 요구자본을 추가로 쌓게 한다는 규제를 발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환헤지 장기화에도 중소형 손보사는 환헤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단기물을 선호했다. 이 때문에 중소형 손보사도 롤오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손보사의 57.9%는 통화스와프(CRS)로 환을 헤지했다. FX 스와프는 33.5%, 선도환은 8.6% 등이다.

손보사 중 외화증권을 보유한 12곳이다. 2017년 말 손보사 환헤지 수단은 FX 스와프 55.8%, CRS 29.9% 등을 기록했다.

2년 사이 손보사 환헤지 만기가 길어진 셈이다. 평균 환헤지 만기는 FX스와프 0.80년, CRS 3.48년이다.

시장참가자는 금융당국 규제로 환헤지 만기가 장기화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해 초 금융위원회는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규제방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보험사의 외화증권 투자와 환헤지 관리방안이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장기채 위주로 외화증권에 투자하는데 환을 헤지할 때 대부분 1년 이하 FX 스와프를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차환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FX 스와프레이트가 하락하면 외화증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FX스와프레이트가 188bp 하락 시 보험권 환헤지 비용은 1조8천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 환헤지 만기가 편중되지 않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외화채권과 환헤지 간 만기 차가 과도하면 보험사에 요구자본을 추가로 적립하게 하겠다고 했다. 보험사 입장에서 요구자본을 더 쌓으면 지급여력(RBC) 비율이 하락해 불리하다.

은행의 한 스와프딜러는 "금융당국이 보험사 환헤지 규제를 발표해 손보사가 미리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이 환헤지 규제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같은 환헤지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손보사는 단기물을 선호했다. 환헤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말 기준 대형 손보사의 환헤지 수단은 FX 스와프 30.7%, CRS 67.4% 등을 기록했다. 중소형 손보사는 FX 스와프 39.3%, CRS 38.0% 등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중소형 손보사도 롤오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FX 스와프레이트가 하락해 손보사 환헤지 부담이 가중됐다"며 "특히 단기 환헤지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 손실이 더 컸다"고 했다.

그는 "환헤지 장기화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중소형사도 롤오버 리스크를 어느 정도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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