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올해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업금융채권(산금채) 발행 잔액이 작년 말보다 18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고채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정책 지원을 뒷받침하면서 발행량이 급증한 것으로 향후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전 거래일 산금채 잔존액은 역대 최고치인 108조9천96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90조9천669억 원)과 비교하면 18조 원 남짓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지난 3월부터 순발행액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해서 지난 8월부터 추가 발행이 몰려 잔존액 규모는 재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 발행 잔액이 연말 기준으로 2조 원 안팎의 변동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올해 연말 잔존액은 예년보다 큰 폭의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산은이 금융 공공기관으로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등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산금채로 자금을 조달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산금채는 AAA 등급이지만 정부가 법적으로 손실보전 조항을 둬 신용부도 리스크가 거의 없는 채권으로 손꼽힌다. 반면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보다 금리가 높아 인기가 많은 채권으로서 국고채 수요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평가다.

특히 산금채는 국고채와 달리 만기가 2년 안쪽으로 발행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단기물에서 영향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산금채 발행은 작년까지 대체로 순상환 기조였지만 올해 3월부터 정책 금융에 따라 순발행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함께 순발행 기조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산금채는 정부가 손실을 보전하는 채권으로 대외적으로 봤을 때도 국고채와 통안채 신용에 버금간다"며 "국고채보다 유동성은 떨어지지만, 국고채 수요에 민감하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는 외국인이 금융채를 대거 사들였는데 총 금융채 보유잔고 5조2천625억 원 가운데 산금채가 3조1천억 원으로 58.9%가량을 차지했다.(연합인포맥스가 지난 9월 10일 송고한 '금융채에 꽂힌 외국인…하루에 3천500억원 사들인 배경은' 제하 기사 참고)

한편 산금채 발행이 하반기에도 지속하면서 통안채 대비 산금채 스프레드는 지난 8월부터 점차 확대하는 흐름이 관찰됐다.

민간평가사 금리 기준으로 통안채 대비 산금채 2년물 스프레드는 지난달 7bp까지 축소된 이후 전 거래일 12.5bp로 다시 벌어지고 있다.

다만 산금채 수요가 탄탄한 만큼 향후 추가로 약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있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번 달은 시중은행채보다 특은채 발행이 많은 모습이다"며 "아무래도 단기 쪽 발행이 몰리면 국고채 수요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산금채 스프레드가 이미 많이 줄어 저점 대비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발행이 대체로 양호하게 소화됐지만, 계절적으로 4분기에는 은행채 발행 등이 많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연구원은 "산금채는 수급 이외에 통화정책을 포함한 국내외 이슈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단기금리 변동성이 커져 전망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잔존액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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