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7조에 ARM 인수…삼성전자엔 '양날의 검'
엔비디아, 47조에 ARM 인수…삼성전자엔 '양날의 검'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09.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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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가 영국 반도체 개발 기업 ARM(암홀딩스)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반도체 업계를 뒤흔들 공룡이 탄생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 대해 ARM의 라이선스 이용을 제한하는 '갑질'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ARM 기반 프로세서 시장이 성장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날개를 달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14일 자회사인 ARM을 엔비디아에 최대 400억달러(약 47조4천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비디오게임 등에서 사용되는 그래픽 칩 분야의 선두업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가 늘어 올해 들어 주가가 100% 이상 상승했다.

최근에는 시가총액 3천억달러(약 355조1천억원)를 넘어서며 대만의 TSMC,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시총이 큰 반도체 기업이 됐다.

엔비디아가 인수 계약을 한 ARM은 1990년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설립된 반도체 개발 기업으로,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를 판다.

삼성전자와 퀄컴, 애플 등 유수의 업체들이 모두 ARM의 설계도에 로열티를 준다.

ARM의 설계도를 활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 1천여곳이며, ARM 설계도로 만들어진 반도체는 지난해 230억개, 누적으로는 1천600억개에 달한다.

ARM은 또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 칩을 생산하며, 서버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반도체도 만든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통해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게 되면서 과거 인텔이 차지했던 절대적인 시장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이번 계약을 "반도체 지형을 바꿀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엔비디아가 이번 계약으로 반도체 산업의 중심에서 미국 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ARM의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기기를 넘어 데이터센터, 개인용 컴퓨터에서 더 광범위한 응용처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ARM을 인수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껄끄러운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 세계 IT 모바일 기기의 95%가 ARM 설계도의 채택한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에도 ARM 설계도에 기반한 반도체가 탑재돼 있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서 경쟁사에 반도체 설계도를 판매하는 애매한 구조가 된 셈이다.

그동안 ARM은 고객인 이들 회사의 반도체 제조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 인수 후에는 라이선스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2014년 삼성전자가 자사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ARM의 주요 고객인데 따라 엔비디아가 경쟁사라고 해도 라이선스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는 PC나 서버, 게임용 GPU 시장에서는 절대 강자지만, 모바일 GPU 시장에서는 거의 존재감이 없다"며 "엔비디아가 AMR을 인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AP용 GPU 코어 설계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데, 최대 고객 중 한 곳인 삼성전자에 판매하지 못하면 인수 의미가 크게 퇴색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최근 경쟁 관계에서 동지로 변하고 있는 양사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만들 것으로도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 1일(현지시간)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론칭하고, 신제품을 삼성전자의 8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그간 TSMC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해왔으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이를 맡긴 것이다.

ARM 설계도 기반의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하는 곳이 점차 늘어나는 점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세서는 12인치 미세공정에서의 생산이 필수적"이라며 "대부분 삼성전자나 TSMC를 통해 생산할 수밖에 없다"며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을 확보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SAFE)의 성장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mr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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