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오는 15~16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서울 채권시장이 받을 영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FOMC의 관전포인트로 평균물가목표제(AIT) 관련 추가 언급과 점도표상 변화, 수정 경제전망 등에 주목했다.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한 가운데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국고채 장기금리가 다소 상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 "AIT 재언급 필요…구체적인 상술 있을 것"

전문가들은 AIT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언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달 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미팅에서 AIT 도입을 공식화했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준이 AIT에 대해 재언급하면서도 산출 공식을 공개하기보다는 상술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가능성은 작지만 용인할 수 있는 물가 상단이나 기한 등 구체적인 숫자가 제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각에선 정량적인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 수치가 등장하면서 이와 연동되는 지표 기반형 포워드 가이던스로 변화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AIT 가이던스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달라지지 않아 12월에 가서야 포워드 가이던스 변화나 자산매입 규모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를 2.5%까지 용인한다는 등 특정한 숫자를 언급할지 여부가 관건"이라면서도 "연준이 향후 회복 경로가 코로나19에 연결돼있다고 언급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향방을 모르기 때문에 특정 숫자를 특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2023년 점도표 첫 제시…'인상 소수의견 주목'

전문가들은 9월 FOMC에서 2023년 점도표가 처음으로 제시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2022년까지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2023년 말께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제시된 점도표상에선 2022년 기준금리 인상 관련 두 명의 소수의견이 있었다.

다만 최근 미국 채권시장과의 동조화 현상이 다소 약화한 만큼 국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점쳐졌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한국 국채금리가 상관성 있게 움직이는 모습은 아니다"며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같이 움직이겠지만 국내 국고채 수급 이슈나 외국인 선물 매매 등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물가와 실업률을 고려하면 2022년 인상을 찍기는 힘들 것"이라며 "중간값은 제로금리라고 해도 2023년 말엔 인상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경제전망 상향 유력…완화정책은 유지할 것"

전문가들은 수정 경제전망 관련해 연준이 실업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전망치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이 이미 연준 전망치를 뚫고 내려간 만큼 경기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낙관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연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상황을 고려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도 경제지표가 반등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일단은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고채 장기물 약세를 유발해 수익률곡선을 가팔라지게(일드커브 스티프닝)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ECB 회의도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경제는 너무 나쁘지 않다는 톤이었다"며 "추가적인 완화 정책을 얘기하는 단계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이 정책목표를 하회하고 있지만 점차 올라오고 있고 연준도 이를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라며 "YCC(일드커브컨트롤)와 자산매입 관련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완만한 장기금리 상승과 커브 스티프닝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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