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수익률, 주요 연기금 앞서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의 이규홍 자금운용단장(CIO)이 취임한 후 지난 1년간의 성과는 전반적으로 양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9월 시작된 이규홍 단장 체제에서 눈에 띄는 것은 두 가지다. 사학연금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이 10년래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 5월 기획재정부가 연기금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산운용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았다는 점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은 지난해 시간가중 수익률(이하 동일) 기준으로 11.15%를 달성하며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벤치마크를 0.74%포인트 상회하는 양호한 수익률이다.

국민연금 또한 지난해 기금운용본부가 설립된 이후 최고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주요 연기금이 대체로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학연금이 2018년에 -2.31%의 손실을 낸 이후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점이 부각된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해외증시와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에서 꾸준히 성과가 나왔고 환노출을 적절히 해 환차익을 누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규홍 단장이 본격적으로 자금 운용의 주도권을 쥔 올해도 수익률은 양호한 흐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폭락장이 터진 이후 월간 누적 수익률이 3월에 -5.84%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5월에 양전한 뒤 7월 기준 4.47%까지 수익률을 높였다. 벤치마크 대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7월까지 올해 누적 수익률은 주식 부문에서 국내 직접 투자로 4.24%, 해외 간접 투자로 5.37%를 달성했고 채권 부문에선 해외 간접 투자로 7.18%를 기록한 것이 주효했다. 대체투자 부문에서도 4.88%의 수익률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채권 평가 이익이 늘어 채권 수익률도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학연금의 상반기 수익률은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성과가 더욱 뚜렷해진다. 올해 상반기 누적 평잔 수익률은 사학연금이 2.49%를 기록했다. 반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0.5%에 그쳤다.

연기금 업계 관계자는 "사학연금이 리스크 관리와 자산 배분을 잘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투자와 대체 투자를 늘린 것도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규홍 단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는 선수비, 후공격이 중요하고 분산투자와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며 "균형 잡힌 분산 투자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특정 팩터에 지나치게 치중돼 손실을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체계적으로 균형 잡힌 분산투자가 기본이 돼야 초과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규홍 단장은 2008년 PCA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팀장으로 재직할 당시 MSCI 바라(Barra) 등을 활용한 리스크 예산(Budgeting) 기법을 국내 액티브 주식 운용에 최초로 도입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와 분산 투자 원칙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사학연금의 수익률은 연기금 중에서도 돋보였고 기획재정부의 정기 연기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얻었다.

기획재정부는 44개 기금을 대상으로 한 '2019회계연도 자산운용평가'에서 사학연금이 2년 연속 최고 등급인 '탁월' 등급을 받았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기재부는 "평가지표 가운데 중장기 자산의 수익률과 위험 대비 성과, 운용상품 집중도, 자산운용 집행 등에서 타기금에 비해 탁월했다"며 "단기자산 수익률 및 적정 유동성 지표에서도 보통의 성과를 보여 전체적으로 계량적 성과가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이규홍 단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연구원, 동부자산운용 리서치센터 팀장,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NH-CA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아쎈다스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사학연금의 CIO 임기는 2년이나 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1년 단위의 재계약이 가능하다.





[사진 설명 : 이규홍 사학연금 자금운용단장]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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