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은행 금융지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올해 3분기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6일 연합인포맥스 컨세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12개 증권사가 내다본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조3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에도 3조원 안팎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9천3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0.81%)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사 중에는 1조원 규모의 분기 당기순이익을 내다보는 곳도 있었다.

신한금융지주는 9천255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2% 줄어들 규모다. 리딩금융 타이틀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올해 들어 분기마다 9천억원 안팎의 경상이익을 내고 있다.

하나금융은 6천248억원(-26.26%), 우리금융은 5천517억원(+3.3%)으로 전망됐다. 이들 역시 각각 분기마다 6천억원, 5천억원 안팎의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은행지주의 실적이 견고한 이유는 늘어난 대출자산 덕이다.

한국은행이 단행한 '빅 컷'으로 사상 최저수준까지 내려간 기준금리는 순이자마진(NIM)을 압박했지만, 대출자산 전체 규모가 늘자 예대마진도 자연히 늘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대출 선수요를 일으켰고, 담보대출보다 낮은 신용대출 금리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했다는 뜻의 신조어)·빚투(빚내서 투자한다는 신조어)'와 같은 현상을 만들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던 지난 3월만 해도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반토막 실적을 내자 곧 국내 은행도 어려워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많았다.

당시 정부가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기업과 가계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하면서 '9월 위기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가 해당 조치를 재연장하면서 이러한 우려도 잠시나마 사그라졌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만기연장,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9월에 크레딧 절벽이 도래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지만 지금은 주춤해졌다"며 "재연장된 조치가 끝나는 내년 3월을 기점으로 부실 채권이 쏟아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내다봤다.

이 부행장은 "당국이 손실흡수능력을 강조하며 자본확충 필요성을 재차 언급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며 "일단 올해까지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지 않는 한 미국 대형 은행과 같은 어닝 쇼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은행지주의 올해 하반기 실적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유예가 길어지면 기업과 가계 부실이 보이지 않게 되는 착시가 생길 것이란 점에 주목해 연체율과 자본 건전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최근 은행의 신용대출에 대한 점검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지주를 중심으로 민간금융회사가 소방수 역할을 일부 담당하고 있지만 실적에 무리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며 "연체율 추세도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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