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주식은 대형 기술주가 아닌 105년 역사의 에어컨 회사인 '캐리어'라고 CNN비즈니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리어글로벌은 올해 봄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에서 분리, 상장됐다.

리피니티브의 계산에 따르면 캐리어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43%로 S&P500 종목 중 최고다. 반도체 생산업체 엔비디아가 119%로 뒤를 이었다.

캐리어의 놀라운 주가 상승의 비결은 다름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이다.

재택근무가 늘어난 미국인들은, 특히 여름으로 접어들 무렵, 난방, 순환, 공기조절 등 자택의 HVAC 시스템을 개선했다. 학교, 오피스빌딩, 쇼핑몰 등도 마찬가지였다. 캐리어는 학교 일대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제한하는 휴대용 에어 스크러버도 팔았다.

데이비드 기틀린 캐리어 최고경영자는 회사가 코로나19에 수혜를 입은 것은 물어볼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실내 환경의 안전과 건강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하게 우리가 하는 일"이라며 "사람들은 그동안 이러한 문제에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리어가 S&P500에 상장된 종목 중 올해 최고 종목이 된 데에는 시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캐리어는 코로나19의 공포로 주식이 저점을 찍을 때 상장돼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저점을 기준으로 다른 종목과 주가수익률을 비교하면 엔비디아가 저점에서 164% 오르는 등 다른 종목들이 더 수익률이 좋은 경우가 많다.

이는 많은 종목들이 2월 초 고점을 기록한 후 팬데믹 영향으로 3월 크게 하락했으나 캐리어는 4월 초에 상장된 후 시장이 랠리를 보일 때 수혜를 입었기 때문이다.

캐리어의 올해 수익률 1위 자리는 온라인 쇼핑몰인 엣시(Etsy)에 빼앗길 수도 있다. 지난 2015년 상장된 이 회사는 올해 들어 150% 올랐는데 현재 S&P500 진입을 타진 중이기 때문이다.

캐리어의 실적은 탄탄하다.

지난 7월 후반 어닝 콜에서 캐리어는 6월 미국 내 주거용 HVAC 주문이 100%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7월 주문도 아주 강력하다고 덧붙였다.

위험요인도 있다.

HVAC 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올랐지만 많은 오피스, 소상공인 사업자, 식당들이 여전히 폐쇄됐다. 캐리어의 상업 빌딩 부문의 수요를 잠식하는 요인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캐리어가 내놓은 상품이 휴대용 에어스크러버다. 이 장치는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빌딩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한다.

미국 경제의 회복이 정체되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RBC는 지난 7월 후반 배포한 보고서에서 캐리어의 성격에 비춰봤을 때 지나치게 높은 차입비율이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캐리어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에서 분사할 때 인수한 부채들이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달 고객에게 배포한 보고서에서 캐리어가 HVAC시스템으로 자리를 잘 잡았다면서도 지난 4월 이후 많이 올랐다고 언급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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