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내년부터 전례 없는 규모의 그린본드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고 CN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린본드는 신재생 에너지사업 등 환경 분야에 용도를 한정해 발행되는 채권을 말한다.

CNBC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내년에 EU가 전례 없는 규모로 시장을 타진할 것이며 그중에 30%의 자금은 그린본드를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27명의 EU 정상은 지난 7월에 7천500억 유로(8천9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내년부터 시장을 통해 조달하기로 합의했다. 조성된 자금을 EU 전역의 다양한 부문에 투자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하는 것을 돕기 위한 차원이다.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우리는 녹색 금융 분야의 세계적 리더이며 가장 큰 그린본드 발행인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7천500억 유로에 이르는 '차세대 EU 기금'의 30%는 그린본드를 통해 조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뤼셀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CEPS의 최고 경영자인 캐럴 랜누는 "무엇이 '녹색'인지 기준이 없어 그 구상은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프로젝트가 "친환경"으로 지정될 수도 있지만 결국 철도 및 에너지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또 EU가 당초 목표했던 40%가 아닌 2030년 이전에 탄소배출량을 "최소한 55%" 줄여야 한다고 발표했다.

분석가들은 EU가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브뤼헐의 군트람 울프는 "오늘 위원회의 위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얘기를 별로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좀 더 쉽게 지속가능한 길로 전환할 수 있는 산업들은 해냈지만, 이제는 운송, 산업, 항공업계에 배출량을 줄여달라고 요청하는 '힘든 부분'이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분야에 걸쳐 기술은 태동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경쟁력이 있으려면 배출가스 가격을 매우 비싸게 책정해야 하는 데 이는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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